▲ 구태우 기자

“사드 배치 반대투쟁에 성주군민들만 나서도록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노동자와 민주노총이 사드 배치를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투쟁의 맨 앞에 섭시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광복 71주년을 맞아 열린 8·15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올해 광복절은 남북관계를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사드가 배치될 경우 ‘한·미·일과 북·중·러’ 구도의 동아시아 냉전체제가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진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은 남북관계와 민생고를 우려하는 노동자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민주노총이 주최한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조합원 3천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 “사드 배치 철회하고 평화협정 체결하자”고 외쳤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사드 배치와 관련해 노동자들은 업종·세대·성별을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노동자대회에 흰색 가운을 입은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보건의료 업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드의 핵심장비인 엑스밴드 레이더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파와 저주파 소음은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다”며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사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다짜고짜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결정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통일선봉대 대원 수십여명은 “사드 배치 반대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적힌 주황색 수건을 펼쳤다. 통일선봉대는 최근 전국을 돌며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을 확산하는 활동을 펼쳤다. 통일선봉대가 “원 코리아가 좋아”라고 외치자 참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민주노총은 “사드 배치는 동북아의 신냉전체제를 부추기고 이땅을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들 것”며 “사드 한국 배치를 기필코 저지하기 위해 전 조직적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결의했다.

71번째 광복절, 펄펄 끓는 가마솥 민심

박근혜 정부 집권 4년차를 맞은 올해 광복절, 노동자들의 민심은 끓어올랐다. 이날 단상에 오른 노동자와 농민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쏟아 냈다. 이들은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송로버섯·샥스핀 같은 초호화 메뉴로 오찬을 연 것에 대해 “민심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르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조덕희 전국노점상총연합회 집행위원장은 “서민들은 냉면 한 그릇 먹으면서 폭염을 힘들게 견디고 있는데 대통령은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고급 식사를 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고 싶다”고 비판했다.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대통령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거부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노동개악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분쇄하지 않는다면 전체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뺏길 수 있는 만큼 노동자의 투쟁으로 새 역사를 열어 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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