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해 노사갈등을 촉발한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이 11일 관리직 대체생산을 허용해 주면 노사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파업을 하는 동안에도 대체생산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갑을오토텍은 이날 오후 충남 아산 탕정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가 지난해 6월2일 이전에 입사한 관리직 사원의 대체근로를 저지·방해하지 않으면 회사는 현안 해결을 위해 노조와 성실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회가 노조파괴 의혹을 제기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6월2일 이후 80여명의 관리직을 새로 뽑아 생산현장에 투입해 왔다. 쟁의기간에 투입된 인력인 만큼 명백한 불법 대체인력이다. 이날 회사의 발표는 그 이전부터 회사에서 근무해 온 기존 관리직들이 생산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용인하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불법 대체인력 투입 논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회사는 “더 이상 불필요한 긴장감을 해소하고 소모적 논란을 지양해야 한다는 노사민정의 권고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며 “노조가 회사의 합리적인 요구에 적극 부응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단행된 직장폐쇄 이후인 이달 1일 배치된 사설경비용역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지회는 “똑바로 된 경영진이라면 지금이라도 수용 가능한 지회 요구를 받아들인 뒤 조합원들을 생산에 전념하게 하면 된다”며 “관리직을 투입해 대체생산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지회를 압박하고, 경찰력 투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기망행위”라고 반발했다.

회사측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회는 “당장 직장폐쇄를 철회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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