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거점 공공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 최근 3년간 외래·입원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자 1인당 진료비는 크게 올랐지만 병원 경영상황은 되레 악화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분회는 27일 경북대병원의 최근 3년간 경영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분회는 “2014년 조병채 병원장 취임 이후 경북대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비싼 병원비를 내면서도 인력부족에 따른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감내해야 했다”며 “해고와 외주화로 몸살을 앓았고, 노조탄압으로 교섭이 파행으로 이어져 병원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날 분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은 입원·외래 모두 환자수가 감소했다. 입원환자는 지난해 41만2천753명으로, 2014년보다 4천555명 줄었다. 외래환자도 같은 기간 1만2천500여명 감소했다. 반면 의료수익은 160억원 증가했다. 환자 1인당 부담하는 병원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원비는 4.8%, 외래진료비는 5.6%나 올랐다.

분회는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아파도 병원에서 치료받기 어려워지는 시기에 지역거점 공공병원 병원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1인당 진료비가 오르고 인력이 줄었는데도 지난해 경북대병원은 2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2천342억원이었던 부채는 3년 사이 2천762억원으로 불어났다. 분회는 “2010년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했던 병원의 경영이 나빠진 것은 지역 의료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병원 규모를 무리하게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분회 관계자는 “병원측에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분회가 지역사회 논의를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는데도 경영진은 밀실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영진은 환자부담을 증가시킨 방만경영에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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