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줬다는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게임업체 넥슨의 일본법인 주요 대주주가 조세회피처 역외펀드로 대거 채워진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 지주회사 엔엑스시(NXC)의 보유지분은 대폭 줄고 유럽에 있는 해외법인 소유 지분이 급격하게 늘어 넥슨의 자산이 한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재벌닷컴은 넥슨 일본법인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넥슨그룹 지주사인 엔엑스시가 보유한 일본법인의 지분은 올해 3월 기준으로 38.61%다. 지난 2012년 9월 54.36%보다 15.7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넥슨그룹 유럽법인인 ‘NXMH B.V.B.A’가 보유한 지분은 같은 기간 동안 8.92%에서 19.26%로 무려 10.34%포인트 높아졌다.

재벌닷컴은 엔엑스시가 보유했던 넥슨 일본법인 지분이 상당 부분 NXMH B.V.B.A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XMH B.V.B.A는 엔엑스시가 100% 출자한 역외법인이다. 엔엑스시 지분은 김정주 넥슨 회장과 아내인 유정현 이사가 보유하고 있어 NXMH B.V.B.A는 김 회장 부부 회사인 셈이다. NXMH B.V.B.A의 자산총액은 2009년 134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천377억원으로 6배 이상 불어났다. 넥슨 일본법인은 2014년과 지난해 연간 주당 10엔씩 현금배당을 했는데 NXMH B.V.B.A는 배당금으로만 167억원을 챙겼다. 이 회사는 2009년까지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 벨기에로 변경했다. 배당세나 소득세가 낮은 지역에서 막대한 현금을 챙긴 셈이다.

재벌닷컴은 “넥슨 일본법인 주주명단에 ‘CBHK-KOREA SECURITIES DEPOSITORY-SAMSUNG’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주주는 4.75%를 보유하고 있고 실질 소유주는 알기 어렵지만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보인다”며 “넥슨 일본법인 지분 0.94%를 보유해 10대 주주 명단에 오른 ‘CBNY-ORBIS FUNDS’는 카리브해 지역의 조세회피처 중 하나인 버뮤다에 주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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