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헌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지회장이 26일 정의당 노회찬·이정미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갑을오토텍의 직장폐쇄를 규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직장폐쇄를 단행한 갑을오토텍이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지회장 이재헌)의 공장 접근을 막기 위해 용역경비를 투입할 계획이어서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민주노총과 정의당은 "용역 투입 시도를 중단하고 공장 정상화에 나서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민주노총과 정의당·금속노조는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경찰·특전사를 고용해 노조를 파괴하려 한 갑을오토텍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용역깡패 투입 계획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갑을오토텍은 29일부터 경비용역 200여명을 공장에 투입한다. 다음달 1일부터는 인원을 늘려 400~500명의 경비용역을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8월1일부터 5일까지는 여름휴가 기간이다.

갑을오토텍의 이 같은 행위는 2012년 만도에서 벌어진 노조파괴 프로그램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만도는 여름휴가 전날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 투입에 이어 금속노조 조합원 공장 밖 퇴거 후 친기업노조 설립, 선별 복귀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도 이 같은 사태를 예상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과거 갑을오토텍은 깡패나 다름없는 용역을 고용해 노조를 만들고, 공장에 복귀하려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가해 물의를 빚었다"며 "정부는 임박한 사측의 폭력 앞에 공포를 호소하는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사측의 직장폐쇄는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한 엄연한 불법행위"라며 "회사의 불법행위를 막는 것이 조합원뿐 아니라 관리직 직원들의 생존까지 지키는 일이라 보고 모든 방법을 강구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회와 사측이 갑을오토텍 공장에서 벌인 61차 보충교섭은 성과 없이 종료됐다. 갑을오토텍 생산직 직원 가족들은 '가족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날 저녁 충남 아산시 아산경찰서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용역투입 후 발생하게 될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아 달라는 취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