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로 예정된 금융노조의 파업이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이 물품대급 지급 등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단기간 필요한 운용 및 결제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며 수출입 신용장 개설을 포함한 외환관련 업무도 서둘러 처리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은행의 파업기간 중 협력업체들에 대한 거래대금 지불을 위해 현재 현금을 확보중"이라며 "협력업체들에 자금난이 닥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자금팀 관계자는 "은행업무가 마비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수출입 신용장 처리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라며 "이 경우 외국계 은행이나 파업을 하지 않는 은행을 이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입 대금 이외의 일상적인 수요 자금은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수출을 위한 네고를 미리 앞당겨 하고 파업을 하지 않는 은행으로 일부 자금을 이동시켜 유사시에 자금인출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체들은 금융권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자금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융권 파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수출 신용장 업무나 중소 협력업체들의 어음할인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이라며 "돈 많은 회사는 문제가 없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업체의 자금난만 가중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11일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꼼꼼히 살펴 거래기업에 미리 만기를 일정기간 연장해주도록 요청하고 만기일을 조정한 어음으로 바꾸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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