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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방식 바꿔야 하나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법정 기한이 지나도록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광폭 심의구간(3.7~13.4%)을 제시하면서 조정 역할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위 무용론까지 제기한다. 결정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노사정 모두 공감하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결정방식 바꿔야 할까, 바꾼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정부가 직접 참여하거나 공익위원 선정 절차 개선 필요

   
▲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최근 최저임금위원회를 구성한 베트남 같은 경우 노사정 3자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독일은 공익위원 격인 의장 1인이 있고 노사 대표를 중심으로 협상을 하게끔 한다. 한국은 노사와 공익위원이 결정하는데, 정부가 공익위원을 통해서 사실상 결정권을 행사한다. 정부가 공익위원 뒤로 숨는 방식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정부 대표가 직접 나오는 게 맞다. 고용노동부나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대표자로 결정구조에 참여해야 한다. 둘 중 하나다. 정부가 직접 참여하거나, 나오지 않을 거면 공익위원 선정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공익위원 선정 과정에서 대표성을 부여할 수 있을 만한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 절차로는 국회의 동의를 받는 방식이 있을 수 있겠다. 현재는 그러한 절차도 없이 노동부 장관이 지명해서 청와대 허가가 떨어지면 임명한다. 현재 공익위원은 과잉대표돼 있고 과잉결정권이 주어져 있다.



당사자 중심 결정구조 유지하되 대폭 개편 불가피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논란이 증폭돼 온 최저임금위원회가 기로에 섰다. 최대 다수 저임금 노동자들의 유일한 임금 교섭 기구 역할을 해온 만큼 이제는 정상화 방도를 찾아야 할 때다. 첫째, 회의 내용이 전면적이고 구체적으로 공개돼야 한다. 노사 합쳐 12명에 불과한 배석자수를 더 늘리고 기자 취재를 보장해야 한다. TV공개토론이나 생중계도 해야 마땅하다. 회의 결과도 속기록 수준으로 공유돼야 한다. 마지막 결정 과정은 비공개가 불가피하더라도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한다.

둘째, 최저임금위 위상이 격상돼야 한다. 올해 기재부와 산업자원통상부 특별위원은 아예 코빼기도 안 비쳤다. 노동부 산하로 돼 있는 최저임금위 위상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 직속 기구로 하거나 국회 산하로 이관하는 것도 방도다.

셋째, 공익위원 추천권을 바꾸고 나눠야 한다. 전원을 노동부 장관이 일괄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다. 노사 당사자와 국회가 추천권을 적정하게 행사해 사회적 합의 수준의 논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공익위원이 문제다

   
▲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

지난 4일 양대 노총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결정되고,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된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제도개선을 위한 정치권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했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당사자로서 3분의 1 비중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에 참여하면서 ‘링(위원회) 밖의 보이지 않는 힘(정권)에 강력한 의지(개입)’를 촉구한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 결정 제도의 모순과 한계의 백미다.

지고지순한 최저임금 결정방식은 없다. 다양한 결정방식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으며, 그 나라 역사와 노사의 역량을 반영한 민주주의 수준 및 최저임금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한다. 그럼에도 제도 효과성과 수용성 여부는 △당사자 참여 보장 정도와 국제노동기구(ILO)의 3자 주의 원칙 실현 여부 △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대표성과 전문성·민주성·투명성·공정성 확보 등이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제도개선 과제를 국회로 넘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대표성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전문성 등 나머지는 많이 부족하다. 핵심은 결정적 권한을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검열로부터 자유롭고, 학습된 무기력으로부터 해방돼 오로지 전문성과 독립성·공정성으로 승부하는 인사들이 최저임금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익위원 주도 결정방식 전면 개편하자

   
▲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실장

공익위원 주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지금과 같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면 개편돼야 한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최근 심사에서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은 아무런 근거도 기준도 없는 수치다. 최저임금법은 생계비·유사노동자 임금·노동생산성과 소득분배율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최저임금을 심의하기 위해 올해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현장을 방문하고 근로감독관 집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미만율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고민들을 논의했다.

그런데 공익위원들은 이 같은 판단기준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임금인상률과 최근 3년간 소득분배 개선치를 이리저리 더하고 나눠 최저임금을 결정하려 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최저임금위는 이 같은 공식에 수치만 대입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최저임금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노동부 산하기구처럼 돼 있는 지금 위상은 국무총리 산하 등으로 올리고, 사실상 정부위원으로 전락한 공익위원은 선출방법을 바꿔 뽑아야 한다. 국회가 정말 공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을 임명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위원수 줄이고 정부가 결정해야

   
▲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

2017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이 어느 때보다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최저임금 결정방식 개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988년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 30여년간 이해가 극명하게 대립되는 노사가 최저임금 결정주체로 참여하면서 첨예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때문에 효율적인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수를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위원회가 아닌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위는 노·사·공 각 9인씩 총 27명으로 위원수가 많다. 효율적인 회의 진행이 어렵고 노사 대립으로 인해 회의가 중단되거나 심의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전체 위원수를 축소하되 노사가 빠져도 공익만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공익 5인, 노동계 2인, 사용자 2인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노사가 의견 진술만 하고 정부가 직접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랑스·일본·포르투갈·스페인·영국 등 OECD 국가 다수가 사회적 파트너들과 협의 후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매년 최저임금 결정으로 노사 간 불필요한 마찰을 야기하고 사회적 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으므로 최저임금이 다년간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임금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고용이 근본적·장기적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보다는 최소 3년 이상으로 적용주기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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