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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로 돌아간 남부지법] "노조가 요구하면 무조건 공갈·협박인가"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확보 방안 마련 토론회 … "고용보장 요구하면 계약자유 어긋난다는 판결은 시대착오"
▲ 건설노조
"근로자의 고용보장 요구가 공갈·협박이라면 반대로 노조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손배가압류 언급도 공갈협박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노호창 호서대 법정학부 교수)

"노동3권과 노동법 논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일반 사법 논리만 사건을 판단한 사건이다."(최은실 공인노무사)

최근 서울남부지법이 건설업체에 조합원 우선고용을 요구하다 공갈·협박죄로 기소된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간부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한 헌법정신이 사라진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1간담회실에서 열린 '건설노동자 차별없는 고용보장,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확보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노동관계법의 대원칙에 도전한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는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 대책위원회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윤애림 한국방송통신대 강의교수(법학과)는 "남부지법은 조합원 채용요구를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노조의 단체교섭과 산업안전보건 활동을 사용자에 대한 공갈·협박·강요·업무방해·보복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며 "노조활동을 '계약의 자유'를 침해 행위로 보고 형사법으로 처벌하던 19세기 단결금지 입법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되돌아보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던 19세기에는 노동력 거래에 개입하려는 노조활동을 범죄로 취급했다. 하지만 20세기 초 노동 3권이 보장되면서 이러한 노조 활동은 더 이상 형법상 강요죄·협박죄·공갈죄가 아니게 됐다.

윤 교수는 "남부지법은 조합원 채용요구가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다고 봤는데, 이런 논리라면 사내하청노동자가 원청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것도 불법이며 용역노동자가 용역업체 변경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것도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호창 호서대 교수도 "10여년 전에도 법원이 지역건설노조의 단체교섭·협약 체결 활동에 공갈죄를 적용한 적이 있다"며 "남부지법 판단은 마치 불법임에도 관행화됐다면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것은 되레 위법하게 된다는 논리로 읽혀져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개선에 대한 요구를 공갈·협박으로 취급하는 건 노동 3권을 하위법령의 해석적용을 통해 무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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