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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편집부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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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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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6일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새로 건설하는 철도노선을 모두 민자로 짓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19조8천억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박근혜 정부 임기 안(2017년 말이나 2018년 초)에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위법 논란에, 민영화 대못 박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싼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던 2013년 철도민영화 갈등이 재연될 기미도 보인다.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 무엇이 문제일까.



철도 주권 토건자본·외국자본에 넘기려는 정부에 절망

   
▲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 공세를 시작했다. 이후 철도노조와 노동계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민영화 반대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정도의 노골적이고도 전면적인 민영화 계획은 듣지도 보지도 못 했다.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박근혜 정권이 왜 이 같은 역대급 철도민영화 정책을 강행하는 지 그 동기가 무척 궁금하다. 이 문제는 철도산업에 대한 국가투자책임을 명시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한미FTA에서 미래유보한 철도를 우리 스스로 개방하는 방식이어서 앞으로 두고두고 논란이 일 것이다.

한국정부는 한반도 전략산업이자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인 철도산업을 포기했음을 이번 민영화 계획을 통해 선언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민간자본으로 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심지어 국가만 가질 수 있는 철도시설관리권을 토건자본·외국자본에 내주려는 이 같은 정책을 만든 곳이 국토교통부 민자철도팀이라는 사실이다.

정부가 주권양도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이러고도 앞으로 철도민영화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할 것인지 두고 보겠다. 정의가 사라진 국가는 강도떼와 다르지 않다. 철도민영화를 강행하려는 박근혜 정권을 보고 생긴 물음이다.



서민 주머니 털어 민자사업자 배 채우는 정책

   
▲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국토교통부는 기존 철도서비스가 문제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서비스를 개발하고, 높은 요금을 책정해 이 이익으로 일반요금 운임을 낮추겠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철도상황은 기차 안에서 와인서비스를 받는 게 아니지 않나. 무궁화호든, 새마을호든, KTX든 선로용량이 부족해 입석에, 카페 칸까지 앉아 가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신경 써야 할 것은 프리미엄서비스가 아닌 보편적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이다.

또 국토부가 프리미엄서비스라고 하면서 내놓은 게 수도권 광역철도를 급행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도권 광역철도의 이용객들은 대다수 출퇴근 시간이 급한 서민들이다. 이들은 대개 도심 전셋값이 비싸서 외곽으로 쫓겨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급행열차를 타게 하면서 고가요금 정책을 쓴다는 건 서민주머니를 털어서 민자사업자의 배를 채워 준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토부는 운임인상은 절대 없다고 부인하지만 소유하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다. 소유권은 민간이 가져가는데 국토부가 요금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당장의 비난을 피해 보겠다는 꼼수다. 앞으로 외국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외국자본이 ‘사업성 확보를 위해 적자가 심화되니까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법·제도도 없을뿐더러 국토부가 강제로 요금인상을 막거나 규정하게 되면 FTA 규정 위반이다. FTA에 제소되면 있는 법도 뜯어고쳐야 할 판이다. 외국자본이 자기들 맘대로 요금정책 펼칠 경우 통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 국토부 철도 정책담당자들은 신자유주의 키드들이다. 민영화, 작은 정부, 경쟁을 맹신한다. 그들에게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냐고 묻고 싶다. 정부기관이 건설자본·토건자본들의 '마름'역할 이상을 못하는 것이다.

철도민영화는 '국토부 마피아'와도 연결된다. 국토부 고위관료들은 퇴직 후 민자회사의 이사·감사 등 갈 자리가 많다. 민자회사들이 많아지면 음으로 양으로 국토부와 연줄이 없는 시스템은 생존하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곪고 곪은 관료주의와 개발우선주의가 뭉쳐져서 철도민영화 정책이 나온다. 이 과정에 철도 이용객의 이동권은 아예 계산되지 않는다.



사회적 합의·관련법 개정 없이 정부 일방 추진 안 돼

   
▲ 강문대 변호사(민변 사무총장)

정부가 7일 내놓은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은 국가가 철도를 책임지기로 한 현행 법령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대중 정부가 2001년 분할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철도산업구조개혁기본법·한국철도시설공단법·한국철도주식회사법을 제출하자 반대 여론이 빗발쳤다. 결국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노정합의를 거쳐 민영화 정책이 철회됐다.

당시 정부법안들이 폐기되면서 ‘국가소유 철도의 운영을 민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모두 삭제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시설을 국가에서 관리하고, 철도운영도 한국철도공사에서 전체 노선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노선구분 규정도 삭제됐다. 이처럼 현행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한국철도공사법·한국철도시설공단법·철도사업법은 철도를 민간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법자의 엄연한 입법의지가 포함돼 있다.

또한 철도의 민간개방은 공공성에 역행한다. 공공성 강화에 사용돼야 할 철도운영수입, 건설수익과 개발이익, 선로사용료가 민간투자자의 배당이익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교차보조가 불가능해진 적자선은 폐지되고 국가의 기간산업 투자는 약화될 것이다. 규모의 경제와 전체시스템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한 철도산업을 민간에 개방해 복수운영자가 도입되면, 사고위험이 높아지고 국민들은 안전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민자철도사업은 현행 법령을 넘어서는 사항인 만큼, 사회적 합의와 국회의 법 개정 없이 행정부가 단독으로 일방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정부는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을 백지화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국가 기간산업이 투기자본의 먹잇감인가

   
▲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19조8천억원의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민자철도를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경쟁하면 요금이 싸진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기실 반대다. 민영화해서 경쟁시킬수록 요금은 올라가고 공공성은 떨어진다. 통신시장을 민영화해서 KT·SKT·LG유플러스 3사가 경쟁하고 있다. 그렇다고 요금이 싸졌나,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나. 정반대다. 고속도로를 외국 투기자본들이 돈을 대 건설했다. 고속도로 구간마다 요금이 책정돼 오히려 통행요금이 올라갔다.

그런데 19조원을 끌어들여 전국철도망을 구축하겠다고 하는 것은 철도민영화에 쐐기를 박고 국가 기간산업을 자본에 송두리째 팔아넘기려는 것이다. 사회 갈등이 오히려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전 사례처럼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안전사고는 늘어날 것이다. 기간산업을 송두리째 내줄 것이 아니라면 국가 기간산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재벌 이윤 위한 철도민영화, 국민 안전 위협

   
▲ 안진걸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

국민은 철도를 포함해 의료나 전기민영화는 안 된다, 원치 않는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수많은 여론조사가 있었고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올해 4·13 총선에서도 국민은 대통령에게 ‘소통하라. 그리고 국민이 반대하는 일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정권 초기보다 오히려 강도 높은 철도민영화 방안을 내놓았다. 철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이유로 전기와 가스산업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전에 비해 전면적이고 범위가 넓은 민영화 계획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서발 KTX 민영화 논란 때도 반대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민간철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철도 공공성의 근간을 흔들 위험이 높다.

정부는 국가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는데 말도 안 된다. 재정이 부족하면 세금을 더 걷으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그런데 정부는 법인세를 낮춰 재벌에 특혜를 주는 한편 철도·의료·전기·가스민영화를 통해 재벌에게 또 이익을 안겨 주려고 한다. 오로지 재벌만을 위한 정권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철도민영화는 요금을 높여 국민 돈으로 재벌의 이윤을 챙겨 주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국민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것이다. 시민사회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철도뿐만 아니라 의료·전기·가스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맞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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