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30원, 올해 최저임금이다. 노동자들은 이걸로 밥해 먹고 옷 사 입는다. 집세도 내고, 아이들 용돈도 준다.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삶이요, 구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결정한다. <매일노동뉴스>가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과 공동기획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곧 삶의 질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편집자>

 

최저임금 1만원 간절히 원합니다
홈플러스 울산동구점 이태옥씨


저는 44살 된 엄마이자 주부이자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제 남편은 저를 만날 당시 23살 젊고 젊은 꽃다운 나이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이일 저일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득할 겁니다.

자동차 직영일을 몇 년 하다가 삼촌 권유로 중공업의 작은 업체를 동업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잘됐죠. 집도 사고, 좋은 차도 타고 다니고 남부럽지 않게 애들을 키우고 살았습니다.

첫애를 낳고, 둘째를 낳고 우리 삶이 계속 이렇게 이어질 줄 알고 셋째를 낳았습니다. 이런 행복이 영원히 이어질 거란 우리 부부의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었죠. 하나의 업체가 문을 닫고, 두 개의 업체가 문을 닫고, 3·4·5·6·7·8·9·10개의 업체가 문을 닫는 사이 우리 회사도 드디어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세 아이 모두 어리고, 아빠는 누가 손가락질을 하지 않고, 삿대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바람에 제가 세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일이 처음엔 시간당 5천원을 받고 시작한 식당일부터 횟집알바에 목욕탕 청소에 가사도우미 등등…. 이제 겨우 정착한 게 홈플러스 계산대입니다.

몇 년 뒤 남편이 들어간 업체는 몇 개월을 버티고 문을 닫는 바람에 실질적 가장이 돼 버린 제가 이 시점에서 받을 수 있는 월급이라곤 최저시급으로 따져서 6천30원, 그것도 회사에서 시간제 월급으로 정해져있는 100만원 내외다 보니 아이들 키우면서 살아가기에 너무 벅차고 감당하기 힘듭니다.

물가는 점점 올라가고 생활의 질은 점점 높아져만 가는데…. 세상 사람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저같은 형편에 처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 봅니다.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은 뻔하지 않습니까. 아이들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식비며 세금이며 생활비며 유지비만 해도, 매달 적자가 나고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만약 1만원이 최저임금이라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겠지요. 최소한 부부 사이나 가족 간에 여유를 부릴 만큼의 큰 혜택을 보지 않을지라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저는 최저임금 1만원이 너무나 절실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가장들과 가장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이팅했으면 합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홈플러스 울산동구점 이혜숙씨

 

저는 서비스업에 10년 정도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 근로자들이 지금 받고 있는 최저시급 6천30원을 생각하면 대폭 인상은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터무니도 없이 오르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현재 근로자들이 받고 있는 임금은 참으로 비참할 뿐만 아니라 기본생활조차 위협받는 수준입니다. 날로 인상하는 물가에 비해 100만원 조금 넘는 금액으로 빚을 안 지고는 기본생활조차 할 수 없는 게 저희들의 현실입니다.

127만원. 이 금액으로 생활이 가능할까요? 우리가 바라는 건 잘먹고 잘사는 풍족한 삶이 아니라 단 한 가지, 오직 빚지지 않고 기본생활이라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하고 최소 200만원 정도의 기본생활 유지비를 받고 싶은데. 이게 무리한 요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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