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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메피아인가
▲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1. 메피아인가. 요샌 뭔 '피아'가 이리 많은지 갖다 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또 하나의 갑질 신조어가 탄생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사가 퇴직 직원에게 외주업체를 설립, 위탁계약을 통해 운영해서 고용을 보장해 주고 종전 임금 수준의 몇 십 %를 보장해 줬다고 메피아라고 비난하고 있다. 은성PSD 스크린도어 작업 중 사고로 사망한 구의역 김군 사태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은성PSD에 8개월 계약직으로 채용된 비정규직 김군은 월급여가 144만원인데 비해 서울메트로 ‘전적자’ 메피아는 정년이 보장되고 월급여 400만원를 지급받는다며 철밥통·귀족노동자 메피아가 김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리고 지난 16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방침’을 발표하면서 서울메트로가 조건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안전업무를 모두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메피아’를 전면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20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구의역 사고 청문회가 열리면 첫 번째 과제는 서울메트로의 정규직·비정규직 일자리 지도 작성이 될 것"이라며 "서울메트로는 철밥통 공기업의 전형을 보여 준다. 현장점검을 하는 청년들은 비정규직 하청으로 넘기고, 월급은 메피아의 3분의 1도 안 되게 줬다. 철밥통의 대가를 비정규직 청년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늘 이 나라에서 이렇게 전부 퇴출해 박멸해야 한다며 메피아는 몰매질을 당하고 있다. 4·13 총선 결과로 힘이 빠졌던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론이 메피아로 갑자기 힘을 얻고 되살아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규직 과보호를 폐지해서 비정규직과의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주장이 메피아를 비난하면서 되살아나고 있는 지경이니 나는 오늘 메피아를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2. 서울메트로는 “2008년~2012년에 걸쳐 경영효율화를 위해 업무와 인력을 함께 외주화하며 이직 유인책으로 전적자의 보수 및 정년 특혜를 담보하는 ‘조건부’로 민간위탁을 실시”했고, 도시철도공사도 “2009년 경영효율화 명목으로 2개 안전 업무(전동차 정비, 궤도보수)를 포함해 다수 업무를 자회사에 위탁했다”고 지난 16일 서울시는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방침’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 보도자료에서 “2008년부터 인력감축 및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PSD관리, 차량경정비 등 핵심 안전업무까지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안전분야가 취약해졌고, 퇴직자 의무고용과 특별대우를 강제하는 외주회사의 설립으로 작금의 ‘메피아’ 문제를 유발했다”고 서울시는 평가했다. 그래서 서울시는 PSD(플랫폼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등 안전업무를 모두 직영 체제로 전환하고, ‘전적자’(2016년 현재 182명 재직)에 대해서 위·수탁 계약서상 전적자 특혜조항을 없애고, 전면 퇴출시키며, 직영 전환 후에도 재고용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대책을 밝혔다. 안전업무를 직영화하되 '전적자'는 직영으로 고용하지 않고 퇴출하겠다는 것이 구의역 김군 사망사태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대책인 셈이다. 이에 따라 “김군과 같은 PSD 정비 근로자의 경우 기존 은성PSD에서 160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았으나 직영전환을 통해 안전업무직으로 고용된 이후에는 대략 200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게”돼 임금·고용 등 근로조건이 향상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대한 소요재원으로 위탁업체 이윤 외에 메피아 141명의 추가 인건비(약 32억원)를 절감해서 충당할 것이라고 했다.

3. 서울시는 서울메트로를 운영하는 사업자다. 그런 서울시가 안전업무를 외주업체에 위탁 주지 않고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명시적으로 ‘직영전환’이라고 발표했으니 이제 지금까지 외주업체에서 위탁 수행하던 안전업무는 서울메트로가 직접 수행하게 되는 것이겠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업무 수행 중에 사망한 김군은 외주업체 은성PSD 소속 비정규 근로자였지만 이제 그의 동료들은 서울메트로 소속 정규직 근로자로서 근무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메트로를 운영하는 서울시의 대표자니 이렇게 직영전환을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외주업체는 법적으로는 그와 직접 관련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서울메트로 외주업체 은성PSD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발주업체 서울메트로를 운영하는 서울시의 대표자로서 이렇게 은성PSD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했던 것이다. 은성PSD는 서울시의 서울메트로 업무의 외주화 정책에 따라 설립돼서, 직영화 정책에 따라 사실상 그 운명을 다하게 되고 만 것이다. 그곳에서 기생한다는 메피아도 그 숨통이 끊어지게 생겼다. 외주업체 근로자인 메피아는 이렇게 서울시장의 결단에 의해서 운명을 다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서울메트로의 운영자 서울시 방침에 따라 태어났다. 비핵심 주변업무를 외주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메피아는 태어났다. 서울메트로를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서울시가 한 외주화 정책에 따른 것이니 사실상 사용자라 할 서울시가 서울메트로 소속 근로자를 은성PSD라는 외주업체 소속으로 전적시켰던 것이고 이제 메피아라는 비난을 받는 그들은 은성PSD과 함께 운명을 다하도록 방침이 정해져 버렸다. 서울메트로의 정규직 근로자였던 그들은 어째서 서울시의 방침 변경에 의해서 목숨을 다하게 될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로 전적했던 것일까. 2011년 서울메트로의 분사설명서 등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서울메트로는 당시 정년 58세를 1~5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외주업체로 ‘전출’할 직원을 모집하면서, 60~61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여기에 서울메트로의 정년이 연장되면 이들의 정년도 연장될 것이고, 외주업체가 파산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에는 서울메트로의 위탁업무를 승계하거나 신설되는 분사가 해당 직원을 전원 고용승계하도록 하고 이를 서울메트로가 업무위탁 계약시 의무이행조건을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여는 정년을 1년 앞둔 57세는 서울메트로에서 받던 월급의 60%를, 2년 앞둔 56세는 65%, 55세는 70% 등으로 정했다. 이러한 조건에 지금은 메피아라 비난받는 그들은 ‘월급 덜 받더라도 2~3년 더 일하는 게 좋다’는 생각으로 공사 방침에 따라 외주업체로 전적하는 데 응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외주업체로의 전적 조건이 지금 ‘특혜’라고 그들을 메피아라며 비난받게 했다. 전적에 응하지 않고 그대로 서울메트로에 있었다면 그들은 메피아라는 비난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사용자의 외주화 방침에 순응해서 전적했던 것이 그들의 실수였다. ‘월급 덜 받더라도 2~3년 더 일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들의 잘못이었다.

4. 서울메트로에서만이 아니었다. 한국공항공사 등 수많은 공공기관에서 공공기관 선전화추진계획이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외주화가 있었다. 이명박 정권 시기였던 2008년 12월 의결된 제4차 선진화추진계획에서 구체적으로 외주화 등 인력감축 방안을 정하고 있었다. 핵심업무가 아닌 단순업무로 분류된 현장직·기능직 등의 업무가 외주화됐다. 그리고 그걸 이행했던 공공기관에서 내걸었던 조건은 위에서 본 서울메트로의 전적 조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주업체를 설립해서 위탁계약을 통해 그들이 종전에 수행하던 일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일정 기간 동안 위탁계약을 보장해 주는 등으로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 주고, 종전보다 삭감된 급여를 지급받는 것이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조가 이러한 외주화를 합의해 주고 일부 사업장에서는 끝내 합의해 주지 않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실시했다. 심지어 외주화 추진을 하면서 외주화 대상 업무에 종사하던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2009년 12월 말 한국공항공사에서 단행했던 대규모 정리해고가 그 대표적 사례였다. 사업장에서 종전에 수행해 오던 업무에 대한 외주화는 노동자·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이 나라의 법은 정하고 있지 않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법은 노동자권리를 방치하고 있으니 노동조합이 교섭과 쟁의로 법보다 우월한 수준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해서 외주화를 제한하지 않는 한 개별 노동자가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고용 등 노동자권리를 위해 외주화를 규제하는 단체협약은 드물다. 그러니 이 나라 노동자는 사용자의 외주화 방침 앞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서울메트로처럼 고용을 내세워 흔들거나, 한국공항공사처럼 정리해고를 내세워 흔들면서 사용자는 노동자를 외주업체 소속으로 보내 종전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하면서 급여삭감 등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외주화를 추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메피아는 철밥통·갑질의 이름이 아니다. 사용자 방침에 따라 외주화돼서 급여 등을 삭감당하면서 일자리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의 이름인 것이다. 외주화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그들에게 붙여진 메피아라는 이름도 지워 줘야 할 일이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h7420t@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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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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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16-06-23 08:13:28

    이 글에는 중대한 모순점이 있습니다. 정말로 메피아가 원청의 횡포에 쫓겨난 '약자'라면, 월급400만원에 정년 보장이라는 어지간한 대기업 수준의 고용조건은 어떻게 얻어 낸 것인가요?

    메피아는 어떻게 탄생했냐구요? 간단합니다. 정규직을 과보호하는 법률때문에 진작에 해고했어야 할 늙고 무능한 인원을 해고하지 못하고 원청이 어정쩡한 타협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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