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추진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증권노동자들은 평가를 앞두고 급하게 밀어붙였던 거래시장 연장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이날 발표한 국가별 리뷰를 통해 한국증시가 선진시장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MSCI는 매년 국제 규모 대형펀드의 운영기준이 되는 지수를 발표한다. 미국·유럽 등이 포함된 선진시장지수와 신흥시장지수로 구분되는데 한국증시는 신흥시장지수에 속해 있다. MSCI는 한국증시의 원화 환전성 제한과 파생상품 라이선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을 선진시장지수 제외 이유로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겠다고 예고했다. MSCI 발표를 앞두고 원화 환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뤄진 선제적인 조치였다. 증권시장 거래시간도 덩달아 30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장 의견수렴 없이 진행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사무금융노조와 한국거래소노조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정책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MSCI 입맛에 맞추려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정책결정이 잇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두 노조는 성명에서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MSCI의 요구사항에 휘둘려 금융정책 주권을 수호하지 못하고 시장의 혼선을 초래한 정책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정책을 자발적으로 결정하지도 못한 채 대형투자기관에 호구 잡힐 일을 자초한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에 도움도 되지 않고 노동강도만 강화시키는 거래시간 연장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세계 주가지수 중 하나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발표한다. 세계 각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 대평펀드들은 이를 참고해 자금을 배분한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도 MSCI 지수의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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