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신안군 섬마을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부모·주민에게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여교사 10명 중 7명이 교직생활을 하면서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10~12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1천7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성폭력은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를 뜻한다.

실태조사 결과 교직생활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는 70.7%였다. 29.3%만이 “없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았던 피해 경험(복수응답)은 술 따르기와 술 마시기 강요(53.6%)였다. 이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40.0%)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같은 신체 접촉(31.9%)이 뒤를 이었다. 키스 같은 심각한 성추행은 2.1%, 강간과 강간미수 같은 성폭행은 0.6%였다.

가해자로는 일상적으로 만나는 교장·교감을 포함한 관리자가 72.9%로 가장 많았다. 동료 교사도 62.4%나 됐다. 학부모와 주민의 가해 사례는 각각 12.8%(학교에서 직책 맡은 학부모 11.0%)와 5.1%(학교에서 직책 맡은 주민 4.0%)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67.1%)과 “가해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24.6%)을 주요하게 꼽았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관사 통폐합과 CCTV 설치 등 미봉책을 넘어 면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학부모·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예방교육을 내실화하는 범정부 차원의 구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특히 “사법부는 성범죄 가해에 대한 불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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