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응식(사진 오른쪽) 주한미군한국인노조 위원장과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노조사무실에서 증자약정을 맺었다.

“고래 배 채우겠다고 새우가 먹은 것조차 토해 내야 합니까.”

최응식 주한미군한국인노조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주한미군 평택기지 이전에 혈세 34조원을 부담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 부대에서 일하게 될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이주대책으론 단 10원도 책정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는 분노가 담겼다. 노조가 평택기지에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식당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정부 관계자는 “이미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2018년까지 평택 이주 완료를 목표로 초시계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곳으로 옮겨야 할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에겐 벌써부터 대규모 감원과 강등이 일상화하고 있다. 갑자기 시간제로 전락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노사협의는 한 차례도 없었다.

서울·파주·동두천·부평·인천·부산지구 등 주한미군부대가 있는 곳에서 일하는 조합원은 1만여명이다. 그중 평택기지로 이전하는 한국인 노동자는 5천여명으로 추산된다. 최 위원장은 “고용불안과 임금삭감이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생존권 사수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3분의 1을 웃도는 3천500여명이 참석해 절박함을 호소했다. 조합원들은 불평등한 노사관계를 초래하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라고 외쳤다.

최 위원장은 “노조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조합원에게 약속한 대로 이전대책 마련을 위한 전담부서 신설과 조합원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서 협상과 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위원장은 개인 자격으로 매일노동뉴스 주식을 매입했다. 200주의 개인주주가 된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증자약정식에서 “매일노동뉴스가 노동 호민관이자 사회적 감시자로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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