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조합원 김종이·곽영민씨가 해고자 복직과 업체변경시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며 7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 위에서 농성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티브로드 외주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받지 못해 해고자 신세가 된 하청노동자들이 7일 한강대교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원청인 티브로드에 "해고자 복직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7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티브로드 전주기술센터에서 해고된 김종이 조합원과 곽영민 지부 교육생활부장이 이날 오전 9시30분 한강대교 아치구조물에 올라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40분까지 시위를 벌인 뒤 추혜선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고 농성을 풀었다. 농성 해제 과정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특별한 마찰은 없었다. 농성자들은 용산경찰서로 이송돼 관련 조사를 받았다.

원청인 티브로드는 올해 초 전국 50여개 외주업체와 용역계약을 만료했다. 이 과정에서 전주기술센터 외주업체가 기존 지성통신에서 구이앤금우통신으로 변경됐다. 신규업체는 채용절차를 거쳐 직원을 모집했는데, 기존 업체 노동자 중 비조합원 30명만 다시 뽑았다. 조합원 23명은 채용되지 않았다. 이날 농성을 벌인 김종이 조합원도 이때부터 사실상 해고상태에 놓였다.

비슷한 상황은 경기도 안산·광명지역을 관할하는 한빛북부기술센터에서 재연됐다. 조합원이 많은 한빛북부기술센터가 올해 초 폐업함에 따라 티브로드는 인근 한빛동부센터와 한빛서부센터를 통해 신규인력을 뽑았다. 북부센터에서 일하던 조합원들이 동부·서부센터 채용절차에 응했지만 조합원 23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두 센터의 외주용역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당한 셈이다.

지부는 “애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원청 티브로드는 하청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시간을 끌고 있고, 하청업체 사장을 내세워 해고자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며 “하청업체의 고용승계 문제도, 다단계 하도급으로 외주인력을 채용하면서 조합원 고용을 거부하는 문제도 원청인 티브로드가 나서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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