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석 기자

“교통안전공단노조는 역사적으로 아픔이 많았습니다. 특정 세력이 20년 넘게 노조를 독식했는데, 이로 인한 각종 폐단이 심각했죠. 조합원 위에 군림하는 노조가 아니라 조합원을 위한 노조를 만들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 거죠.”

조원해(53·사진) 교통안전공단노조 위원장은 2004년부터 노조 선거에 두 번 출마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기존 노조 권력이 그만큼 강했다. 노조위원장이 인사권을 휘두를 정도였다고 한다. 오랜 기간 권력을 독점했던 기존 집행부가 비리 문제로 사퇴한 2011년, 그에게 기회가 왔다. 부위원장 후보로 처음 선거에 뛰어들었는데, 7년 만인 2011년 12월 그는 위원장에 당선했다.

조원해 위원장은 지난 17일 오후 경북 김천에 위치한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위원장에 당선된 뒤 권위적인 문화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노조의 인사권 개입 관행을 없애고 소모임·동아리 같은 조합원들의 자발적 모임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조합비 사용내역을 분기별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투명한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두 팀이 출마한 2013년 선거에서 56% 지지율로 재선한 그는 올해 4월 선거에서는 단독후보로 90% 넘는 지지를 받았다. 조 위원장은 “위원장 역임기간은 4년6개월에 불과하지만 이래 봬도 3선 위원장”이라며 “조합원들의 지지가 노조 변화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 올해 4월 3선 위원장이 됐다.

"공단노조는 아픔이 많았다. 특정 세력이 20년 넘게 노조를 독식했다. 노조가 공단 인사권을 휘두를 정도로 권력이 막강했다. 2004년 노조를 바꿔 보자는 데 뜻을 같이한 이들이 모여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부위원장으로 출마했는데 낙선했다. 2007년 선거에서 또 떨어졌다. 힘든 시기였다. 기회는 2011년에 왔다. 기존 집행부가 비리 문제로 총사퇴를 한 것이다. 보궐선거에 위원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이후 내리 위원장에 뽑혔다.”

- 노조위원장으로서 하고 싶었던 것은.

“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집행부는 조합원 위에 군림했다. 노조 발전이나 조합원 권익보호가 아닌 자신의 권력을 지키는 데 골몰했다. 그런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이제 노조가 인사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 조합원 모임을 활성화했고, 조합비 사용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사람들은 이를 노조 민주화라 불렀다.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노조를 만들고 싶었다.”

-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2011년 보궐선거에 네 팀이 출마했다. 아슬아슬하게 당선했다. 2013년에는 두 팀이 나왔는데 56% 지지를 받았다. 올해 4월 선거에는 단독후보로 나섰다. 기존 집행부를 이끌었던 이들이 항상 선거에 나왔지만 이번에는 출마조차 못했다. 저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가 높았기 때문이다. 조합원이 1천100여명이다. 노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정책노조를 만들려고 한다. 경쟁 논리가 강화되면서 공공기관에도 수익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공공기관은 국민과 공익을 위한 사업을 해야 한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은 국민의 생명·안전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공단 공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만들고 제안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조 위원장은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해 기획재정부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공공기관노조 위원장들과 간부들에게 '정말 고생하고 수고한다'는 연대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 압박 탓에, 조직과 조합원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지만 마음은 늘 농성장에 가 있다”는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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