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봉원입니다. 이름 물었더니 답이 술술 이런 식이다. 대학에서 청소일을 한다. 5년째다. 올해 61, 자식 둘은 다 컸다. 그 나이로 안 보인다니, 그런 얘기 자주 듣는단다. 봄 축제로 들썩거리던 교정엔 넘치는 웃음만큼이나 쓰레기가 넘쳐 나기 마련인데, 전 같지는 않단다. 자정노력이다. 학생들은 이날 청소 경비 노동자들에 점심을 대접하며 고마운 마음 전했다. 제법 살가워 아들딸 노릇을 한다. 저기 작업복 옷깃에 브로치는 미술 배우는 학생들이 지난 어버이날에 달아 줬다. 빨간색 카네이션이 활짝 펴 시들 줄을 몰랐다. 얘기 전하던 봉원씨 얼굴도 활짝 폈다. 연대의 경험이 차곡 쌓여 간다. 최저임금을 물었더니 양극화 문제와 세계적 추세며 비정규직 문제 얘기를 술술, 마침 지나던 경비반장님이 풀어 냈다. 적립금 잔뜩 쌓아 둔 채, 임금인상 요구에는 화들짝 놀라는 걸 보면 웃기지도 않는단다. 웃음거리 될 일이란다. 봉원씨가 맞장구쳤다. 노조 경험도 켜켜이 쌓여 간다. 사진 찍는 건 잘 못 한다더니, 웃기지도 않는 말에 웃기를 잘했다. 거기 지나던 동료들이 주거니 받거니 다 그랬다. 보고 듣고 있자니 웃음 연신 나왔다. 맞다. 웃음 주는 희극인, 청소노동자 이봉원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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