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요양 중이던 유성기업 영동공장 노동자 김아무개씨가 18일 새벽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노조 와해 사건인 ‘유성기업 사태’가 벌어진 지 꼭 5년째 되는 이날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나자 지회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고인은 주야 맞교대로 일하며 평소에 “가슴이 답답하고 팔과 무릎·허리 통증으로 고통스럽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간 노동에 따른 노동자 건강 악화는 유성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공표한 ‘2014년 산업재해율과 사망만인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재해율은 0.53%인데, 재해율이 10%를 초과한 곳은 노조탄압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성기업 영동공장이 유일했다. 그해 영동공장 노동자 264명 가운데 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41명으로 산업재해율이 15.53%나 됐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회사 주최 체육대회에 참석했다가 부상을 당해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그 뒤 산재로 인정돼 요양 중이었고, 이달 26일 요양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지회는 “고인은 지회 조합원들의 든든한 형님이었고, 산재 요양 중이던 최근에도 고 한광호 열사 빈소를 지키며 투쟁하는 조합원들을 찾아와 음료수를 돌리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어려울 때마다 함께했던 동지였기에 비통함과 슬픔을 달랠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지회는 이어 “고인의 죽음은 결코 개인의 죽음이 아니다”며 “우리가 사랑했던 또 한 명의 동지를 보내야 하는 이 비통한 심정을 유성기업 사측은 헤아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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