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산업도시 울산지역 주력업종인 자동차·조선 산업이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해외생산량이 국내생산량을 추월했다. 조선산업은 정부가 주도한 구조조정 물살에 휩쓸렸다. 지속가능한 고용구조를 찾아야 할 때다.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가 12일 오후 울산롯데호텔에서 ‘울산지역 산업 구조변동과 지속가능한 고용’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독일의 경험을 통해 본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해외공장 탓에 일자리가 줄어든 미국과 달리 해외투자 확대로 고용을 늘린 독일 자동차산업에 주목했다.

조성재 본부장은 “노동자 경영참가와 사용자의 사회적 책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의 협력이 독일 자동차산업 발전의 배경”이라며 “해외공장에 비해 국내공장이 더 높은 생산성과 품질수준을 확보한 것이 독일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와 고용 유지·창출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산업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조선업의 위기는 산업경쟁력 저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며 “노사가 서로를 파트너로 인식하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 나가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산업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위기는 고부가가치 핵심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같은 산업 차원의 중장기발전계획 수립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기술·인력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노사 대타협을 통한 노사문제 해결, 정부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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