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청소용역 노동자 다수가 공항공사 출신 용역업체 관리자에게 성폭력이나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조는 2일 오전 경기 김포시 김포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환경미화노동자들에 각종 횡포를 가한 관리자 A씨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A씨는 공항공사를 퇴직한 뒤 2012년 청소용역업체 ㅈ사에 관리직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ㅈ사 소속 용역노동자 130여명이 지난 3월 노조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성폭력·폭언 피해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정소영(가명)씨는 "2013년 가을 단체회식 뒤 노래방에 갔다가 A씨가 내 신체부위를 움켜쥐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요구를) 거부하자 A씨가 계속 시비를 걸고 괴롭히는 바람에 너무 괴로워서 약을 먹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며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A씨가 한국공항공사 출신이라 그런지 모르는 척하고 있다" 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여성노동자는 "지난해 봄 여성노동자 4~5명이 회식 후 현장소장의 요구로 노래방에서 A씨에게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불러줬다"며 "관리자들에게 찍히면 잘린다는 위기감에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A씨가 수시로 시말서를 요구하거나 폭언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이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공항공사측에 전달했다.

한편 ㅈ사에 따르면 A씨는 노조 주장을 부인하며 노조측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로 했다. ㅈ사 관계자는 "(업체가) 어느 정도 조사는 하겠지만 어쨌든 양측이 법적으로 진위를 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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