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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발생 신고제도 완화하는 산안법 시행규칙 개정이유 없다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권동희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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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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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고용노동부는 4월21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민주노총은 폐기를 주장하고, 노동부는 “정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개정 대상 시행규칙 조항은 제4조(산업재해 발생 보고)다. 산재발생 신고대상을 ‘사망 또는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재해’에서 ‘사망 또는 4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재해’로 변경하는 것이다.

노동부는 “현행 산재발생 보고기준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휴업급여 지급기준이 달라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줄이고, 미제출 사업장을 효과적으로 지도해 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노동부는 또 "산재발생 보고대상이 국제적인 통일된 기준이 없고, 영국의 경우 휴업 7일 초과를 대상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각국 환경에 따라 제도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1일 이상의 근로손실일수’를 대상으로 산재 통계를 작성하고 있고, 이는 ‘1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산재’를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경우 사업주는 연속 3일 이상 결근하거나 근무가 불가능한 산재를 기록할 의무가 있으며, 산업안전청에서 요구하면 이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2008년부터 산재 사망에 소위 기업살인법(Corporate Manslaughter and Corporate Homicide Act)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대재해시 사업주를 처벌하자는 법 제정 운동이 정부에 의해 지속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2013년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이유서에서 노동부가 밝혔듯이 “요양신청서는 치료·보상을 위해 근로자가 제출하는 자료로서 사업주의 산재발생 보고와는 그 주체와 목적이 다르므로 재해 발생원인 등에 대한 내용의 정확성 담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스스로 내세웠던 이전 개정이유를 몰각하고, 산재보험법상 휴업급여 지급기준과 동일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발생 보고제도와 산재보험법상 업무상재해 기준·대상은 그 법령의 취지와 제도 설정이 다르다. 사업주의 산업안전 예방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를 재해보상제도와 비교해 설계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세 번째 문제는 현행 노동부 지침이 “휴업일수에 재해 발생일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현재의 산재발생 보고제도가 사실상 ‘4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재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동자들은 통상 재해가 발생한 당일은 휴업할 수밖에 없다. 즉 당일은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요양 신청시 “요양기간 또는 휴업기간”으로 초진소견서에 명시된다. 이로 인해 근로복지공단에서 당일은 휴업으로 처리돼 휴업급여가 지급된다. 결국 ‘3일 이상의 휴업재해’는 실질적으로 산재보험법상 ‘휴업급여 지급기준인 4일 이상 취업하지 못한 기간’과 동일하다.

네 번째는 노동부의 책임방기 문제다. 노동부는 "2014년 7월 산재발생 보고제도를 도입한 뒤 (1개월 이내 미보고시 즉시 처벌하는) 제도를 몰라 과태료를 내게 된 영세사업장에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를 이유로 시정지시 뒤 사업주 보고기한을 추가로 15일 유예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넣었다.

지난해 9월 노동부가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4년 ‘산재 미보고 적발건수 및 과태로 부과실적’은 726건에 불과하다. 그중 건강보험부당이득금 환수 과정에서 531건을 적발했다. 노동부가 사업장 감독으로 미보고 사실을 찾아낸 것은 48건밖에 안 된다. 2년 넘는 제도 시행기간 동안 노동부가 실질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만약 또다시 시행규칙이 개정돼 보고대상 범위가 줄어들고, 산재은폐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산재 신고와 산재 통계상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사업장 산재은폐는 증가하고 안전관리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위험은 정확하게, 즉시 드러내야 한다. 2년 전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 사회는 그 교훈을 뼈저리게 배웠다. 노동부는 불과 2년 전 산재 보고대상을 줄였고 또다시 이를 반복하려 한다. 노동부는 과연 무엇을 배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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