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의 대출심리가 얼어붙었다. 경기침체와 가계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올해도 기업과 가계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172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올해 2분기 대기업·중소기업·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외 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대기업의 경우 중국 경기둔화로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기업은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일부 과다부채 기업을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면서 신용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점쳐졌다. 가계부문은 부채규모 자체가 커진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둔화하면서 담보가치 하락 가능성이 반영됐다.

국내 은행은 대출심사에서 보수적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계 주택자금의 경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조건을 강화하고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외에 상호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는 다소 돈을 풀 것으로 내다봤다. 상호저축은행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대출여력을 키워 가는 중이고, 신용카드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카드론에 대한 대출태도를 완화하고 있다. 반면 상호금융조합과 생명보험회사는 담보요건 강화와 주택대출 한도 축소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