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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로 본 근로복지공단 뇌심질환 인정기준 문제점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근로복지공단의 뇌심혈관질환 판단기준은 법률에 부합하는가. 만성과로 인정기준인 ‘1주 평균 60시간 초과 근로’는 타당한 것인가. 공단의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조사 및 판정 지침(2013-32호, 2013. 7. 31)은 제대로 된 조사를 담보할 수 있는가. 공단 재해조사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가. 왜 공단이 불승인한 산업재해 사건이 법원에서 뒤집히는가.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공단이 법원에서 패소한 판결문을 분석해 봤다. 2013년에는 59건, 2014년에는 49건의 공단 패소 판결이 나왔다. 판결문을 살펴보니 공단의 산재 인정기준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먼저 법원은 고용노동부 고시와 공단 지침에서 규정한 뇌심질환 영향 요인인‘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 과로’ 같은 획일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법원은 상당인과관계론에 입각해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현재 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시 및 지침에 의거해 주 59시간 근로했더라도 과로가 아니라는 판정을 남발한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대원칙인 ‘상당인과관계론’에 위배되는 것이다.

둘째, 공단은 지침에서 사인미상 재해의 경우 원칙적으로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질병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 기인성을 거의 부정한다. 반면 법원은 사인미상이더라도 구체적인 과로와 스트레스 정도를 분석해 인정하고 있다.

셋째, 법원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를 인정하면서 ‘업무 자체의 강도’를 심리·판단해 적용한다. 공단은 ‘업무강도가 높은 업무, 정신적 긴장도가 높은 업무, 책임·부담이 높은 업무’를 예시하고 있지만, 실제 업무강도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 업무강도로 인한 영향이 조사복명서와 판정위원회 심의안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다.

넷째, 법원은 공단처럼 업무상 부담 요인을 ‘발병 전 24시간 이내, 1주 이내, 3개월 이상으로 구분해 각각 돌발과로·단기과로·만성과로’로 나눠 판단하지 않는다. 단기과로를 재해 전 12일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만성과로 기준을 2개월 또는 1개월 기준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법원은 과로를 ‘단기과로 요건인 업무량·시간 30% 이상 증가, 만성과로 요건인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 1주 평균 60시간 초과’로 판단하지 않는다. 사망 전 1주일간 1일을 제외한 초과·휴일 근무한 경우나 재해 전 12일간 휴무 없이 10.5~11.5시간 근로한 경우를 단기과로의 요인으로 인정한 바 있다. 또한 주 52시간 또는 57시간을 초과한 경우, 매월 80시간 연장근무한 경우, 1일 8시간 대비 업무량이 20~30% 증가한 경우 등을 만성과로로 인정했다.

여섯째, 법원은 스트레스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스트레스 요인을 ‘과로’기준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부담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은 지침과 재해복명서상 업무내용 관련 특이사항만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지침상 ‘정신적 긴장을 동반하는 업무의 평가기준’을 별표 2로 제시하고 있지만 작성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결국 뇌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요인인 ‘스트레스’에 대한 심의가 공단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일곱째, 공단은 업무환경상 부담요인을 과소평가하는 데 반해 법원은 이를 구체적으로 평가해 반영하고 있다. 공단은 현재 작업환경상 특이사항을 ‘밀폐·고열·한랭·산소부족·습도·소음·냄새’로 한정해 조사한다. 이마저도 현장조사 부재로 인해 반영하지 못한 사례가 상당하다.

여덟째, 법원은 교대제 야간노동을 뇌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공단은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법원에서는 야간근무가 생리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주야간 교대제가 뇌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데다 뇌경색 발병요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야간근무와 교대근무를 적극적 인정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 공단은 기존 질환이나 위험인자를 상병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는 반면 법원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나 상태’였는지 여부를 살핀다.

결국 노동부 고시와 공단 기준이 법률상 상당인과관계에 바탕을 둔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노동부 장관에게 묻고 싶다. 공단이 판정지침을 절대적 운영기준을 삼고 주 60시간 넘는 불법근로만 과로성 재해로 인정하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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