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잔업근무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아자동차 노사의 근무형태변경 교섭이 결렬됐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지부장 김성락)는 4일부터 잔업과 주말특근을 거부한다.

31일 노사에 따르면 전날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열린 근무형태변경 본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올해 3월 말까지 근무형태 변경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노동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회사 주장과 “노동강도 강화는 조합원의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지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노사는 그동안 임금보전을 전제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협상했다. 회사는 기존 임금이 줄지 않는 대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공장 평균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15.5대(4.3%)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아차 국내공장 연간 생산량(133만1천대)을 맞추려면 UPH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또 공장별로 편차가 나는 UPH를 평준화하기 위해 UPH가 낮은 공장의 작업속도를 높이고, 일부 공정에서 인력 전환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라고 반발했다. 지부 관계자는 “회사측은 생산계획 물량에 대한 지부 책임을 요구하며 추가 설비투자 계획 없이 UPH를 과도하게 올리는 방안을 고수했다”며 “지부가 컨베이어벨트 속도를 높이는 방식의 회사안을 거부한 것은 회사 생산목표에 대한 지부 책임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 건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지부는 4일부터 잔업과 주말특근을 거부한다. 현재 1조가 8시간, 2조가 9시간 근무하는데 4일부터는 1·2조 모두 8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한다. 지부는 1·2조 8시간 근무에 관한 노사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이 같은 ‘정취근무 투쟁’을 이어 갈 계획이다.

한편 같은 그룹사인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1월부터 1·2조 각각 8시간씩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 중이다. 현대차 노사는 시간당 생산속도(UPH)를 14.1대(3.1%) 높였다. 아울러 2조 휴게시간을 조정해 작업시간 20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유급휴일인 식목일과 제헌절에도 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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