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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노동 호민관'을 만나다] "선거연령 하향이 노동교육의 시작"정진후 정의당 후보(경기 안양동안을)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국회의원선거는 더욱 그렇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친노동 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매일노동뉴스>가 '노동 호민관'을 자처하는 후보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비전, 포부를 들었다.<편집자>

▲ 정진후 후보 선거사무소

평범한 교사였다. 전역 후 뒤늦게 문학에 뜻을 품고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뜨거웠던 1980년대였다. 그런데 나이가 동기들보다 7살이나 많아 불편했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뭔가 어색했다. 대학 졸업 후 선생님이 됐는데, 사립학교의 족벌경영과 비리, 교육노동자에 대한 억압이 눈에 들어왔다. 사회인으로서의 일상이 그를 운동으로 이끈 셈이다.

87년 전국교직원노조의 전신인 전국교사협의회에서 활동하다 해고됐다. 노조활동으로 세 차례 해고를 당했다. 13년 이상 해고자로 살았다. 전교조 14대 위원장을 지내고 정의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정진후(59·사진) 후보 얘기다.

그는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중심으로 세월호·공무원연금·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정치개혁과 관련해 국회에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세월호국정조사특위 활동을 하면서 안양동안을 출마를 결심했다. 특위 위원장을 지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었다. 정진후 후보는 28일 오전 안양 경수대로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고등학교 3학년에게 학교와 사회는 담벼락 하나 차이에 불과하다”며 “20대 국회에서 선거연령을 낮춰 커다란 사회변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활에 이끌린 노동운동"

- 전교조 위원장을 역임했는데 언제부터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졌나.


“대학에 늦게 들어가 동기들보다 나이가 아주 많았다. 그런 탓에 노동·학생운동에 스스로 뛰어들지 못했다. 마음으로만 동조했다. 졸업 후 교사가 됐는데, 지극히 평범한 선생님이었다. 그런 평범한 교사의 눈에도 사립학교의 모습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 족벌경영과 채용기부금, 촌지 같은 비리가 일상으로 벌어졌다. 문제를 제기하는 교사들은 탄압을 받았다. 첫 학교에 51명의 교사가 있었는데 이 중 20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벌을 받았다. 87년 만들어진 전국교사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그때부터 사학비리와 학교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공부하고 토론했다. 2년 후 전교조가 결성됐다. 경기지부 편집부장으로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동양적 정서가 강했다. 교사는 스승이라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생산직노조만 노조라는 인식도 강했다. 전교조가 조직된 뒤 스스로의 노동자성부터 깊이 인식해야 한다는 내부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그러다 보니 전체 노동자 단결을 통해 사회변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운동의 지평이 넓어졌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생활이 나를 운동으로 끌어들였다.”

- 정치에 입문한 과정을 설명해 달라.

“전교조 위원장을 마치고 2011년 학교로 돌아갔다. 1년간 재미가 들려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런데 이듬해 2월 총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에서 교육운동과 노동운동 경험을 가지고 정치영역에서 활동하지 않겠냐고 제안해 왔다. 처음엔 사양했다. 다른 선배들을 추천했다. 모두 사양했는지 제안이 나에게 되돌아왔다. 결국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의 지향점은 정치 변화라고 판단했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안양을 교육·문화 특별시로 만들겠다"

- 재선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대표하는 영역에서만 역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임기 막바지에 이르러 국회에서 쌓은 경험을 어떤 사회활동으로 이어갈까 고민했다. 정치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세월호국정조사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는데, 특위 위원장이 안양에서만 4선을 지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이런 정치인이 계속 활동하면 국민 아픔이 치유되기는커녕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양시는 2014년 10월 호계복합청사를 세웠다. 193억원이 투입됐다. 심 의원은 개관식을 맞아 청사 정문 앞 화단에 기념식수를 심고, 자신의 이름을 새긴 머릿돌을 세워 논란에 휩싸였다. 심 의원은 안양동안을에서 5선에 도전한다. 정 후보는 “지역주민들도 보수 정당이 집권하는 동안 도시가 정체됐고, 활기를 잃었다고 얘기한다”라며 “주민을 위한 정치는 없고 권력만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양에서만 28년째 살고 있다.

- 안양동안을을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나.

“평촌동은 정체해 있고, 호계동은 낙후해 있다. 낡은 것은 바꾸고 생기를 잃은 곳엔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가장 큰 현안은 안양교도소다. 2006년 재건축 얘기로 시작해 재작년을 거치면서 이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다른 지역과의 공존을 전제로 정치권이 이전 문제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정체하면서 안양이 서울의 위성도시 중 하나가 됐다. 도시 자체를 특성화하는 데 실패했다. 예전에는 중소 단위 공장이 꽤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이전한 상태다. 안양을 교육특별시·문화특별시처럼 특별한 도시로 만들고 싶다. 경기도교육청과의 강력한 연계를 바탕으로 안양을 혁신교육지구로 구축해 선진형 교육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지역에 안양영화예술학교의 후신인 안양예술고등학교가 있다. 영화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는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한 복합예술이다. 교도소가 이전하면 그 자리에 영화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콘텐츠밸리를 조성할 생각이다. 문화 생산기지로 기능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다.”

- "정진후면 이깁니다"라는 선거 표어가 눈에 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해 받은 안심번호를 활용해 이달 21일 지역주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55%가 현역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역인 심재철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했을 경우 내가 7.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결정한 이정국 후보는 17·18·19대 총선에 출마해 심 후보에게 연달아 패했다. ‘정진후면 이긴다’는 구호는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 야권연대가 파기된 상태서도 지역주민들이 투표장에 가서 이길 사람을 찍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 후보는 정의당 원내대표로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연대 협상에 나섰다. 그런데 후보자등록을 하루 앞둔 이달 23일 더불어민주당은 사전예고 없이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갑에 후보를 냈다. 사실상 야권연대를 파기한 것이다.

"노동교육 학교 담벼락 안으로 들어야"

“일여다야 구도는 필패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당연한 사실을 묵살하고 야권연대를 걷어찼다. 이제 와서 지역별 야권연대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는 당세의 현격한 차이를 앞세운 횡포다. 폭력적인 정치에 굴하지 않겠다. 지금부터는 지역별 야권연대도 중앙당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권연대를 제안하더라도 응할 생각이 없다.”

- 의정활동을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꼽자면.

“청각장애인이 32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수화의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이 없었다. 농인들을 위한 특수학교조차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못했다. 2013년 수화언어 및 농문화 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몇 년간 노력 끝에 지난해 연말 한국수화언어법이란 이름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어와 수화의 법적 지위가 동등해진 것이다. 정부에게도 수화 발전을 위한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됐다. 그때가 가장 뿌듯했다. 아쉬웠던 순간은 소관 상임위에 있으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지 못한 것이다. 다시 국회로 돌아가면 국정화를 폐지하고 검인정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하겠다.”

- 20대 국회 최우선 입법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입법이다. 고3 학생들에게 사회와 학교는 담벼락 하나의 차이다. 몇 년 후 노동자가 될 아이들이지만 관련 교육이 없어 이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다. 정치 교과도 있지만 내용은 형식적이다. 선거연령이 낮아지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노동·정치 교육을 시작할 여건이 마련된다. 사회적으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실제 전 세계 150여개 나라가 만 18세부터 투표권을 부여한다. 19대 국회에서 관련법을 발의했는데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사회적 운동체를 조직해 여론을 달아오르게 만들겠다. 20대 국회에서 선거연령 하향만큼은 꼭 이루고 싶다.”

정진후 후보는

- 1957년 전남 함평 출생
-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 전 안양예고·의왕 백운중·수원 제일중 교사
- 전 전교조 위원장
- 현 정의당 노동시장똑바로위원회 위원장
- 현 정의당 원내대표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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