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회사측의 노조탄압과 징계 압박으로 심적 고통을 겪은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42)씨가 지난 17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금속노조와 지역 노동계가 사용자 사죄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계가 참여한 ‘고 한광호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오후 유성기업 영동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성기업은 한광호 열사 죽음의 원인이 된 노조파괴를 즉각 중단하고, 노조파괴로 인해 정신질환 피해를 입은 조합원들을 책임지고 치료하라”고 촉구했다. 재발방지 약속과 책임자 처벌, 유가족 배상도 요구했다.

충남노동인권센터가 지난해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조합원의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울증 고위험군 비율이 43.3%나 됐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나타난 우울장애를 갖고 있는 국민 비율(6.7%)보다 6배 이상 높다. 고인 역시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상담치료를 받은 바 있다. 지금까지 근로복지공단은 정신질환을 앓은 유성기업 노동자 4명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고, 현재 2명에 대한 재심을 진행 중이다.

열사대책위는 “지회 조합원들은 2011년 5월 회사의 직장폐쇄와 용역깡패 투입 이후 한시도 웃으며 일할 수 없었고,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검찰의 부실·편파수사는 회사측의 노조탄압에 날개를 달아 준 꼴이 됐다”며 “노동부는 이제라도 유성기업의 가학적인 노조탄압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하고, 노동자들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노조는 22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유성기업 조합원 사망사건 투쟁계획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성기업 노조탄압의 진짜 배후로 지목되는 현대차 관련 투쟁 여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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