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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노동 호민관'을 만나다] "협동조합 정신으로 '같이 사는 세상' 꿈꾼다"김형탁 정의당 후보(의왕과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국회의원선거는 더욱 그렇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친노동 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매일노동뉴스>가 '노동 호민관'을 자처하는 후보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비전, 포부를 들었다.<편집자>

▲ 김형탁 후보 선거사무소

“같이 삽시다.”

경기 의왕과천에 출마한 김형탁(54·사진) 정의당 후보의 선거 표어다. 많이 들어 봤다 했더니, 다름 아닌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에서 자주 들린 구호였다.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까지 김 후보도 해고자였다. 노조 활동이 해고의 주된 이유였다. 노동운동을 하며 노조가 지역에 뿌리를 내려야 사회가 변한다고 여겼다. 정치세력화가 답이란 결론을 내렸다. 2004년부터 같은 지역구에서만 4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에게 도전을 반복하는 이유를 묻자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는 시구(문부식·꽃들)가 돌아왔다. 언젠가는 진보정당이 전국 곳곳에 깃발을 꽂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국회 본관 216호실에서 진행됐다.

지역민들에게 던지는 쌍용차 투쟁 구호

- 노동운동을 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력이 눈에 띈다.


“1991년 흥국생명에 입사했다. 본사가 야심차게 키우기로 한 해외투자팀에 발령났다. 동시에 노조로부터 활동을 권유받았다. 직장내 교육훈련에서 나를 지켜봤다고 했다. 처음엔 거절했다. 신입이라서 회사 눈 밖에 나는 게 무서웠다. 물론 곧바로 생각을 바꿨다. 학생운동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렇게 노조 비상근 법규부장을 맡았다. 해외투자팀에서 쫓겨나 비인기 부서를 돌았다. 93년 위원장이 됐다.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정치위원장을 지냈다.”

- 정치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노조위원장이 된 뒤 노조활동만으로 사회를 변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많은 학습을 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지면서 공장 담벼락을 뛰어넘는 운동을 펼쳤다. 노조가 경제영역을 넘어 정치활동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그런 운동이 주류가 된 것이다. 노동운동은 지역을 화두로 삼아야 한다. 노조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생명력을 오래 이어 갈 수 없다. 노조의 일상사업을 지역활동과 결합할 수 있고, 때론 지역에 기반한 협동조합과 연계할 수 있다. 정치와 지역사회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의정활동을 꿈꾸게 됐다.”

김 후보는 협동조합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 발효 이후 과천 지역에서 1호로 설립된 협동조합마실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활동은 협동조합 설립에 관한 자문과 운영 지원이다. 협동조합의 정신은 참여와 나눔이다. 이 같은 철학은 그가 꿈꾸는 의정활동 계획에도 스며 있다.

- 언제부터 출마하기 시작했나.

“2004년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으로 일했다. 간부들과 현장을 돌며 노동자들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 그러다 나부터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총선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의왕과천에 출마했다. 이후 진보신당·통합진보당에서 출마했고, 이번엔 정의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처음 출마했을 때 회사가 현업 복귀명령을 내렸다. 노조의 정치활동은 일상활동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를 거부하자 해고했다. 5년 소송을 거쳐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복직됐다. 그러자 감시와 통제가 이어졌다. 이듬해 과천시장 선거가 있었는데, 그때 출마를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의왕·과천을 협동과 생태의 도시로"

- 낙선을 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의왕과천은 노동자 밀집지역이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도 진보정당 깃발 하나는 내걸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진보정치운동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2006년 처음으로 민주노동당 시의원이 탄생했고, 2010년엔 시의회 의장까지 배출했다. 하지만 국회의원까지 배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는 시구가 있다. 도전하는 사람이 없다면 진보정치는 성장할 수 없다. 모두다 영광을 누리는 길만 가려 한다면 진보정치는 제자리에 머물 것이다. 굳이 과실을 따는 사람이 내가 아니어도 좋다. 반복되는 도전이 지역에 진보정치를 뿌리내리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언젠간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그런 희망이 없다면 진작 포기했을 것이다. 가족과 선거운동을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독립군 자손이 겪는 어려움으로 여겨 달라.(웃음)”

- 역대 의원들의 지역 의정활동을 평가한다면.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큰 밑그림 없이 쪽지 예산으로 진행한 생색내기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의 의정보고서를 보면 어느 동네 체육관을 자기가 지었다거나 놀이터에 미끄럼틀을 놓았다는 식으로 홍보한다. 주민들의 삶과 그들의 애환을 파고들지 못했다. 당선된다면 지역사업과 협동조합 운동을 결합해 주민들이 겪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싶다. 주거·일자리·교육 등 다양한 영역을 결합해 의왕과천을 지역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협동조합·생태도시로 만들 것이다. 브라질 쿠리치바나 이탈리아 볼로냐처럼 말이다.”

- 지역주민을 위한 공약은 어떤 게 있나.

“정부종합청사 부지를 활용해 과천을 교육특구로 만들고 싶다. 신설되는 여러 대학의 대학원을 이곳에 밀집시키고, 지원시설을 조성해 일종의 교육 클러스터를 만들 생각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강남의 주입식 교육과는 다른 형태여야 한다. 학부모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공동육아를 하면서 공동독서실 같은 시설 기반을 만들고, 교사도 직접 뽑도록 해서 과천을 창의교육·대안교육의 요지로 만들 것이다. 의왕은 철도특구다. 지역 내 철도대학으로 불리는 한국교통대학교 의왕캠퍼스와 내륙컨테이너기지가 있다. 하지만 의왕을 물류중심지로 키우려는 장기 비전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남북 통일, 향후 철도망 구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왕을 대한민국 물류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 "같이 삽시다"라는 선거 구호가 인상 깊다.

“쌍용차 투쟁 구호다. 현재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단어는 ‘불평등’이다. 기득권을 가진 1명이 99명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 완전한 평등이 어렵다고 한다면 적어도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은 돼야 하지 않겠나. 중소기업이 누려야 할 정당한 이익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불평등한 원·하청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의 독자기술이 대기업의 먹잇감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성과 남성,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에 미래는 없다. 선거사무소에게 걸린 현수막에는 ‘야당다운 야당 후보’라고 썼다. 제1 야당이 보여 주고 있는 무기력한 모습을 비판한 것이다.”

"기계적 야권연대 반대, 정책연대 전제돼야"

- 지역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후보도 출마했는데.


“3자가 1명의 후보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그것도 총선만을 위한 기계적인 통합이라면 반대한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연초에 범야권전략협의체를 제안했다. 총선 이후 대선까지 바라보는 연대와 정책공조가 핵심이다. 그런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권연대에 나설 의향이 있다. 그런데 전제가 있다. 국민의당 후보의 참여와 정책공조 보장이다.”

- 입법 활동에 대한 구상을 소개한다면.

“대기업의 성장은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같이 살자는 취지에 어긋난다. 초과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해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은 분배하는 것을 의무화할 것이다. 협동조합 금융도 필요하다. 현재 신용협동조합법이나 새마을금고법이 별도로 제정돼 운영되고 있지만 협동조합 활동을 보조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법을 개정해 협동조합의 원칙을 금융에도 적용할 것이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에서 앞말을 딴 핀테크(fintech) 활성화가 산업의 자본잠식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금산분리 원칙을 다시 세우는 입법이 시급하다.”

- 당선된다면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노조활동을 하면서도 큰 사업장보다 작은 사업장이 더 애틋했다. 늘 소외된 사람 곁에 있겠다. 과천은 여러 차례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하지만 반지하나 비닐하우스에서 힘들게 사는 분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 서로가 조금씩 물러나 함께 살 방안을 고민할 때다.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촉매제가 되고 싶다.”

김형탁 후보는

- 1962년 대구 비산동 출생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정치위원장
- 전 민주노동당 부대표
- 현 협동조합마실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
- 현 정의당 부대표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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