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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노동 호민관'을 만나다] "노동문제 해결 없이는 생태사회 전환 불가능"이계삼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국회의원선거는 더욱 그렇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친노동 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매일노동뉴스>가 '노동 호민관'을 자처하는 후보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비전, 포부를 들었다.<편집자>

▲ 녹색당

녹색당이 원내 진입을 목표로 4·13 총선에 뛰어들었다. 2012년 3월 창당한 녹색당은 그해 19대 총선에서 정당득표 0.48%를 받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0.84%를 득표했다. 정당득표 3% 이상을 얻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녹색당은 현재 5곳의 지역에 후보를 내고 5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했다.

교육운동가이자 밀양765킬로볼트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인 이계삼(43·사진) 비례대표 후보는 당내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아 기호 2번에 배정됐다. 녹색당은 비례대표 의원 2년 순환제를 채택하고 있다.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이 임기의 절반인 2년 동안 활동하고, 다음 순번 후보가 나머지 의정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녹색당은 총선 공약에 탈핵을 비롯한 에너지전환 정책, 기본소득 도입, 장시간 노동 근절 같은 노동공약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계삼 후보는 "노동문제를 중심에 놓지 않으면 우리 삶의 문제를 풀어 갈 수 없고 생태사회로의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인근에서 이 후보를 만났다.

“국회서 탈핵에너지 전환정책 추진할 것”

- 국어교사를 그만두고 농업학교 설립을 준비하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활동에 수년간 전념했다. 왜 정치인이 되려고 하나.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10년 동안 두 분이 목숨을 끊었다. 단일 국가사업 중 최장기간 저항으로 기록됐다. 반대투쟁을 하며 입건건수만 800건이 넘는다.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무자비한 국가폭력이 행해졌다. 경찰 3천여명이 200명의 어르신들을 때려잡다시피 했다. 그 오랜 송전탑 반대투쟁에도 정부는 에너지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핵발전소 몇 개라도 가동을 중단시키는 변화된 정책을 펴야 했는데 끝내 그러지 않았다. 밀양 어르신들은 송전철탑을 삶터에서 뽑아내길 원한다. 쓸모없고 불필요한 핵발전소 증설에 반대한다. 마을 공동체와 개인의 삶에 엄청난 손상을 입었다. 앞으로도 후유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정치영역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녹색당 같은 대안정당이야말로 탈핵 에너지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정치에 도전했다."

- 노동문제에 대한 녹색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녹색당이 노동을 도외시하는 정당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녹색당은 우리 사회를 생태사회로 전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노동이라고 본다. 장시간 노동과 일중독 사회에서 탈출하게 만들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노동말살 정책을 펴고 있다.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조차 부인한다. 극도의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건 자본의 이익에도 상충된다. 노동 탄압에 맞서기 위한 사회적 연대에 녹색당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보자. 국제노동기준에 한참 뒤떨어진 처사다. 교사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보장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노조 자체를 말살하려 하다니.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없애 버리려는, 옛 통합진보당 해산 같은 폭거를 전교조에 자행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경기도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밀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농업학교 설립을 위해 2012년 11년 만에 교단을 떠났다. 교사 시절 그는 전교조 조합원으로 지회 사무국장을 맡아 노동운동에도 헌신했다.

“탈핵은 노동의 질·방식 바꿀 것”

- 녹색당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생태사회로 전환하려는 목적을 가진 녹색당의 친구는 노동이 돼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은 과로사회·장시간 노동 해소와 녹색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녹색일자리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개인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는 일자리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가 대표적이다. 노동도 탈핵에 주목해야 한다. 밤샘노동이 가능한 것은 핵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고 가동되는 핵발전은 심야에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를 싼값에 기업에 제공하면서 심야노동이 무분별하게 이뤄진다. 탈핵에너지로 전환하면 노동의 질과 방식이 바뀐다."

- 옛 민주노동당은 이른바 적녹동맹을 내걸며 노동운동과 생태운동의 진지를 구축하려 했다. 이 시도는 실패한 것인가.

"녹색과 적색 모두 준비가 부족했다. 문제의식만 있었지 녹색과 적색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각 세력이 고민하지 못했다. 적색의 가치는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했지만 녹색의 가치는 아직 소외받고 있다. 녹색의 가치가 정치적 시민권을 얻어야 이후 적녹동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녹색당의 의회 진입이 우선과제다."

- 기본소득 제도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2단계로 나눠 추진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1단계는 조세형평성을 확대하는 단계다. 불로소득이나 보유세를 강화해 조세형평성을 높이고, 토건산업 예산을 줄이면 증세 없이도 기본소득을 일부 도입할 수 있다. 우선 기본소득을 필요로 하는 65세 이상 노인과 15~29세 청년·청소년, 농민·어민·장애인들에게 월 4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보편적 증세 없이는 기본소득을 완전하게 도입하기 어렵다. 핵발전·석탄화력에 대해 과세하고, 사기업 이윤창출에 활용되는 국가 공유재에 대해서도 과세를 해야 한다. 생태세와 공유재 과세, 보편적 증세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월 4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정책의 완성단계다."

“녹색당 원내 진입은 옛 민주노동당만큼 큰 의미”

- 녹색당이 원내정당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2004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만큼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 이후 산업사회로 내달려 오다가 이제 경제성장 자체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 세력이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 정치공간은 국가와 자본의 대리인·하수인이 차지하고 있다. 녹색당 의원은 이 공간에 녹색당이 추구해 온 의제와 가치를 퍼뜨려야 할 의무가 있다. 국회라는 성채를 녹색당 당원들과 시민들이 휘젓자는 게 우리의 바람이자 욕심이다. 녹색당 의원은 성소수자 인권과 농업부흥·기본소득·탈핵 같은 의제를 매개해 주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억압받는 현장이면 어디든 달려가 함께 투쟁하는 의원이 되겠다."

- 녹색당은 생태운동뿐 아니라 노동·사회 이슈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녹색당이 가진 건강성은 현장에서 나온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철회를 위한 영덕주민투표는 현장에 거주하는 10여명의 당원들이 몇 년 동안 활동해서 이뤄 낸 성과다. 부산 기장의 해수담수화 시설 반대투표도 녹색당 당원들이 앞장서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투쟁·용산 철거민투쟁·백남기 농민 쾌유기원과 진상규명 싸움에 당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정당운동의 시작과 끝은 현장이다. 의회가 사회 이슈를 끌어와 논의해야 한다는 일부 진보학자들의 주장에 반대한다. 현장에 기초한 운동으로 녹색당은 성장하고 있다."

- 총선에서 다른 진보정당과 연대할 생각이 있나.

"녹색당 후보는 완주한다. 힘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연대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공학을 강요하는 행태다. 가치도 정책도 다른데 연대하자고 강요하는 것은 우리가 그나마 구축해 놓은 정치적 지지세를 포기하라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연대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녹색당이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이 더 급하다. 서구의 녹색당도 원내 진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이미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준비와 실력을 갖췄다. 당원들의 열정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녹색당은 우리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것이다."

이계삼 후보는

- 1973년 경남 밀양 출생
- 전 국어교사(전교조 조합원)
- 밀양765킬로볼트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
- <고르게 가난한 사회> 저자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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