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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노동 호민관'을 만나다] "금융·경제민주화로 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 되겠다"문명순 더불어민주당 노동부문 비례대표 예비후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국회의원선거는 더욱 그렇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친노동 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매일노동뉴스>가 '노동 호민관'을 자처하는 후보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비전, 포부를 들었다.<편집자>

▲ 문명순 예비후보

"재벌개혁과 조세정의 구현, 양극화 해소는 일·가정 양립과 장시간 노동 해소, 경제활성화로 이어집니다. 노동을 알고 경제를 알고 금융을 아는 현장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노동부문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문명순(54·사진) 예비후보는 자타공인 금융전문가다. 1981년 옛 국민은행에 입사해 금융권에서 20년 넘게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융경제연구소 이사로 금융공공성 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정책을 연구했고,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문재인 대선후보 민주캠프 금융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금융정책에 살을 붙였다. 고등학교 금융교과서인 '금융실무'를 집필할 정도로 후학양성에도 관심이 많다. 현재 KB국민은행 금융소비자보호총괄팀장으로 서민금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문명순 후보 이력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여성'과 '노동'이다. 남녀차별이 심하던 시절 동료들과 합심해 금융기관 최초로 국민은행에서 여행원제를 폐지시킨 것을 계기로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 한창 일을 하던 90년대 초 쌍둥이 형제를 낳아 기르면서 직장맘의 고충를 뼈저리게 느꼈다. 2008년 금융노조 역사상 최초의 선출직 수석부위원장에 당선됐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경제연구소에서 만난 문 후보는 "노동·여성·금융 삼박자를 이루며 살아온 경험을 입법활동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노동을 알고 경제를 아는 전문가로서 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서민애환 보고 듣고 체험"

-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23번을 받았다. 최근 한명숙 전 의원이 구속되면서 비례대표 22번 신문식씨까지 국회의원이 됐다. 아쉽지 않나.


"KB국민은행지부 부위원장과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며 금융권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 경험을 살려 840만 비정규직 문제와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금융노동자들의 많은 지지로 비례대표 23번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의정활동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후 4년간 준비를 많이 했다. 당 기여도를 높였고 노동·경제·금융·여성부문에서 더 많은 연구와 준비를 했다. 이렇게 연구하고 구체화한 대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20대 국회에 들어가고 싶다."

-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었는데, 언제부터 정치를 꿈꿨나.

"80년대 국민은행은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처럼 서민금융을 주로 맡았다. 여직원들이 학교나 공장, 노약계층이 많은 마을로 가서 예금을 걷곤 했다. 술집이 몰려 있는 서울 미아동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찾아가 돈을 받아 고향 부모님께 대신 송금하는 일도 했다. 그런데 고향에는 구로공단에 취직했다고 말하고 일하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부모님 통장에 송금지점이 '미아동지점'이 아니라 '구로지점'으로 찍히도록 은행원들이 구로동까지 가서 송금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구구절절한 사연을 많이 들었겠나.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의 애환을 곁에서 보고 듣고 체험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치에 대한 꿈을 키운 건 90년대 초반 인천부평 대우자동차 출장소에 근무했을 때였다. 남들이 보면 대기업 직원이지만 도급과 하청노동자들이 대다수였다. 어버이날에 한 노동자가 5만원을 시골 농협에 부쳐 달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타행환 수수료가 3천~4천원으로 엄청 비쌌다. 수수료를 공제하고 남은 4만원과 나머지 몇 천원을 송금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후 프라이빗뱅커로 부유층 고객을 상대했는데 양극화를 절감했다. 부유층 고객들에게는 은행 수수료가 면제됐다. 명절에는 은행원들이 고객집을 찾아가 사은품도 줬다. 이런 사소한 불평등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정치에 대한 꿈을 품게 된 계기가 됐다."

"노동자 월급봉투가 두꺼워져야 경제 살릴 수 있어"

- 금융민주화와 경제민주화에 대해 설명한다면.


"한국 경제는 양극화가 문제다. 소득은 물론 금리비용·조세까지 모두 양극화돼 있다. 대기업·부유층과 중소기업·서민층 간 금리비용부담이 굉장히 양극화돼 있다. 대기업·부유층은 대출받을 때 한국은행 기준금리 1.5%가 적용되지만 똑같은 대출을 받아도 서민층·사회취약계층은 현행 이자제한법상 27.9%에 육박하는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ATM에서 인출할 때나 환전할 때도 VIP 고객은 수수료가 면제된다. 대기업·부자들은 저금리, 서민들은 고금리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금융민주화의 첫 출발이다. 2014년에 한 국제단체가 조세제도로 빈부격차가 개선되는 효과(지니계수 감소율)를 계산했더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이 35%였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9%밖에 안 됐다. 독일은 42%나 된다. 우리나라 대기업·부유층들이 부담하는 세금이 굉장히 적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법인세는 인하됐는데 직장인들의 유리지갑만 터는 소득세는 올라가고 있다. 담뱃세 인상을 봐라. 무려 114%나 올랐다. 담뱃세를 왕창 올린 박근혜 정부가 한 일이 뭔가. 골프세 인하 검토였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지나치게 감면된 조세도 정상화해야 한다. 근로소득세도 재점검해야 한다. 근로소득에 원가개념을 도입해 기본공제액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부동산을 사고팔면 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원금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이자배당 소득도 원금이 아니라 이자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그런데 근로소득자는 총소득에서 세금을 뗀다. 근로소득에서 원가는 삼시 세 끼다. 기초생계비라는 말이다. 근로소득에 원가개념을 도입해 기초생계비 공제액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상승해 소득이 늘어나고 내수가 활성화된다. 노동자들의 월급봉투가 두꺼워져야 경제가 살아난다."

- 금융전문가 이미지가 강하다. 다른 직종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금융노동자뿐만 아니라 이주여성·도서벽지·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전태일 열사 정신을 계승해 설립된 참여성노동복지터 이사로 여성 봉제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사회적기업운동으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봉제노동자들과 함께하다 보니 봉제실력도 수준급이다."

- 국회에 입성하면 노동자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앞서 말했듯이 근로소득과 이자배당·자산소득 간 조세불균형을 해소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최저임금 현실화와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도 노동계 현안이다. 당에서는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을 공약했는데 보다 앞당겨야 한다. 정치·경제·공공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여성대표성 강화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노동계·금융계·여성계·사회운동 진영이 함께 정권교체 선봉에 서야 한다. 정권교체를 해야 경제민주화를 완성할 수 있다. 삶의 경험과 지혜를 쏟아부을 것이다."

문명순 후보는

- 1962년생 제주시 출생
- 전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 현 고등학교 금융경제교과서 집필위원
- 현 KB국민은행 금융소비자보호 총괄팀장
- 현 한국노동복지센터 이사
- 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여성위원회 부위원장
- 18대 문재인 대선후보 금융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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