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모두 물에 빠뜨려 놓고 꼭 살려 내야 할 규제만 살려 두도록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대통령이 말했다. 사람들은 침침한 눈을 비비며 노안을 의심했다. 귀를 팠다. 문득 슬퍼진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다. 왈칵 뜨거운 것이 올라와 서러웠다고 겨우 적었다. 언젠가 4월16일, 큰 배가 진도 앞바다 맹골수로에 빠졌다. 배에 탄 사람 대부분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죽어서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초상이 청와대 멀지 않은 광화문에 아직 걸렸다.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직은 뚫린 입으로 진실을 묻고 있다. 침몰 중인 진상규명 특별법을 부여잡고 허우적댄다. 물 깊이를 모르니 필사적이다. 꼭 살려 내야 했던 건 사람이었다고, 건져 올려야 할 건 흙탕물 속 진상이라고, 사람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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