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총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이 “대졸 신입직원 임금삭감과 성과·직무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15일 정오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경총은 이달 2일 연봉 3천600만원(고정급 기준) 이상인 대졸 정규직 신입직원 초임을 조정하고, 그 재원만큼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내용의 ‘경영계 임금조정 권고’를 발표한 바 있다.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고령자 임금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신입직원들의 임금마저 삭감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병원 회장은 “초임을 삭감하는 대신 그만큼 채용을 늘리거나 하청업체의 수준을 높이는 쪽으로 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냥 삭감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전반적인 임금체계 개편 없이 신입사원 임금만 깎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부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입직원 초임삭감은 이명박 정부 시절 공공기관과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시행되기도 했다. 금융위기 직후 어려워진 청년일자리 창출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 없이 신입직원과 선배직원 간, 노사 간 갈등만 불거졌고 각 기관·기업은 3년여 만에 삭감된 임금을 원상회복시켰다.

이와 관련해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당시에는 저임금 직원은 삭감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없었고, 초임삭감이 임금체계 개편과도 무관했다”며 “이번에는 고정급 3천600만원의 고임금층을 기준으로 했고, 임금체계 개편과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총은 ‘한국형 신임금체계 모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신임금체계로 △자동 호봉승급제 전면 폐지 △매년 임금동결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성과급으로 차등 배분 △호봉승급제를 평가와 연동시켜 차등 실시하는 방식이 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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