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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지대병원, 노동탄압 더 이상 안 된다노조파괴 의혹 행정부원장 임용 진실 밝혀야
▲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대전충청지부)

지난해 11월28일 대전 소재 을지대병원에 신규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대전을지대병원은 1997년 극심한 노조 탄압으로 노동조합이 파괴된 이래 임금과 노동조건이 전국 사립대병원 최하위 수준이다. 대전을지대병원의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29%(2013년)로 주요 사립대병원 평균치(44%)에도 못 미쳐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렇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되자 노조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노동조합은 원만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대전을지대병원은 전격적으로 다수의 노동탄압 사업장에서 노사관계를 맡아 왔던 김아무개씨를 특채해 2016년 1월1일자로 행정부원장으로 임명했다.

노조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을지대병원이 노조와 교섭을 앞두고 채용한 행정부원장은 ‘노조파괴 전문가’라는 의혹이 짙고, 그가 가는 곳마다 노사갈등이 악화돼 조합원 징계와 노조 파업이 반드시 뒤따랐기 때문이다. 김씨가 대전성모병원 총무팀 노무담당자로 있었을 때 사측의 노조탈퇴 압박과 징계가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3개월 만에 조합원 300여명이 노조를 탈퇴했고, 노조는 99년 와해됐다.

지난달 20일 보건의료노조는 “을지대학교 행정부원장 김○○ 그가 지나온 노동현장에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실체를 밝힌다”라는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부천세종병원·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청주시노인전문병원 등 그가 거쳐 간 사업장은 노조와 대화 거부, 교섭 해태와 시간끌기, 파업 유도, 각종 고소·고발 남발로 극심한 갈등 끝에 노사관계가 파탄 나거나 병원 폐업 같은 파국에 이르렀다.

김아무개 행정부원장은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 의결한 임금인상과 관련해 "노조 비조합원에게 우선 적용하겠다"며 누가 비조합원임을 알려 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조합원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또 지난달 27일부터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가입 시점이 언제인지 전면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가 있지 않고는 이런 조사를 벌일 까닭이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헌법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자명하게 보장하고 있다. 헌법으로 보장되는 권리, 노동조합에 자유롭게 가입할 권리, 누구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얻을 권리가 바로 노동기본권이다. 안타깝게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필수공익사업장인 병원에서 이런 기본권이 무시되고 부당노동행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치졸한 노동탄압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과의 법률상 의무인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현재 병원측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단체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 행정부원장이 지나왔던 사업장마다 교섭 지연·해태가 전형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지난달 20일 보건의료노조 증언대회 참가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대전을지대병원은 그간 김 행정부원장이 거쳤던 사업장에서 일어난 노동탄압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김 행정부원장 임용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노사관계의 파국을 막고 노사가 상생하는 길이다.

최영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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