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대표자들이 2일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성과주의 확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공공기관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금융노조가 "독재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맞춰 투쟁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노조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위 성과주의 확산 규탄 상임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금융위는 9개 금융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를 전면 적용하는 방안을 지난 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공공기관에 다니는 직원들은 개인별 성과평가에 따라 연봉이 최대 20~30%까지 차이가 나게 된다.

홍완엽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 동의가 필요한데도 정부가 조폭처럼 밀어붙이고 있다"며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홍 수석부위원장은 "성과연봉제 폐해에 대한 수많은 연구보고서가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확대시키려는 것은 저성과자 퇴출이 목표"라며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총파업을 불사하는 투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형 자산관리공사지부 위원장은 "각종 회유·협박에도 흔들리지 말고 우리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지켜 내자"고 말했다. 서성학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도 "성과연봉제 도입은 금융노동자의 목을 조르는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노조 상임간부들은 "금융노동자를 노동개악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금융위의 관치개입을 규탄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35개 지부에 성과연봉제를 비롯해 성과문화 확산과 관련한 내용으로는 일체의 노사합의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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