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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성 난청 산재기준, 여전히 문제다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작업장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있다. 그중에서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발생시키는 위험요인은 소음이며, 이로 인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한다. 현실적으로 회사 재직 중에 난청 위험성을 인지하는 경우가 적고, 실제 요관찰자(C1)·유소견자(D1)라고 하더라도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연령에 따른 노인성 난청으로 의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난청은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내이병변에 의한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아야 산재로 인정된다. 치료방법이 없는 탓에 요양급여가 아닌 장해급여를 청구해야 한다. 이러한 소음성 난청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지침으로 인정기준을 몇 번이나 바꿨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3으로 정한 소음성 난청의 산재 인정기준은 ‘연속으로 85데시벨[dB(A)]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돼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데시벨 이상’인 경우다. 다만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없어야 한다. 또 순음청력검사 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10데시벨 이하)가 없고,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청력장해가 커야 한다.

2013년 9월 이전 난청의 산재인정기준과 관련돼 문제가 됐던 점은 비소음부서의 해석이었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관련 별표5에서 정한 직업성 난청의 치유 시기, 곧 장해급여 청구시기를 “직업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로 한다”는 문구를 놓고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공단은 85데시벨 미만 작업장을 비소음부서(보상 6602-542, 2000. 5. 9)로 봤다. 따라서 노동자가 85데시벨 이하 작업장으로 가거나 작업장 소음이 85데시벨 이하로 된 지 3년이 경과해 산재를 신청하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불승인했다.

이런 공단의 잘못된 해석은 법원에서 수차례 위법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후 공단은 ‘당해 노동자가 근무하는 작업환경 및 청력손실의 진행 여부를 고려해 실질적으로 비소음부서로 전환됐는지 여부’로 입장(보상부-4856, 2013.9.6)을 변경했다.

이후에도 ‘치유 시기의 해석’이 문제가 됐다. 공단은 위 시행규칙 및 행정해석을 근거로 비소음부서에서 근무한 이후 3년이 지나 소음성 난청을 진단받아 산재 신청을 하면 이 또한 소멸시효를 이유로 기각했다. 이런 공단의 해석이 대법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됐다. 대법원은 “소음성 난청은 소음으로부터 벗어난다고 해서 치료되지 않고 단지 악화를 방지할 뿐이며, 현재의 의료수준으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으므로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있음을 확진받은 시점에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고, 이는 법규성이 있는 법령의 규정에 따른 치유 시점이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14.9.4 선고 2014두7374 판결).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올해 1월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을 통해 기존 행정해석을 변경했다. 소음성 난청 진단일의 의미를 ‘보험급여 지급 대상이 된다고 확인될 당시에 발급된 진단서나 소견서 발급일’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는 공단이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3의 기준을 위법하게 해석해 적용한다는 점이다. 즉 “연속으로 85데시벨(A)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돼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데시벨 이상”의 의미를 “반드시 85데시벨의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3년 이상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본다는 것이다. 가령 84데시벨에 10년, 아니 20년 동안 노출되더라도 산재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단의 태도다. 시행령의 의미는 하나의 예시기준일 뿐이며, 이에 적용되지 않을 경우 개별적인 사건이 법률상 상당인과관계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 이는 산재보험법의 기본 법리다.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은 소음 측정치도 중요하지만 노출된 기간이 더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75~80데시벨의 소음이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청력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교과서에도 있는 상식이다. 오래전 노동부도 “소음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만성적으로 발생되므로 허용기준치가 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재보 01254-1720, 1990. 2. 6)”고 밝혔다.

수차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시행규칙과 행정해석으로 십수 년 동안 난청 노동자를 사지로 내쫓은 공단과 노동부다. 위법한 해석을 바로잡지도 않은 채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버팀목’이라며 공단의 가치를 홍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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