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매일노동뉴스 독자편집위원회(위원장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는 최근 최대 이슈인 노동 5법과 2대 지침에 대한 보도가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노동전문지라는 매일노동뉴스만의 특·장점을 살리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후속·심층보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민중총궐기의 경우 정부의 과도한 탄압에 대해서는 잘 조명했지만 주요 이슈가 실종됐다는 면에서 더욱 폭넓은 시야로 다뤄 달라는 주문이다. 송년호는 읽을거리가 풍성했지만 신년호는 다소 빈약해 아쉬웠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독자편집위 6차 회의가 열렸다. 김동원 위원장 사회로 열린 회의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윤자영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강택 전 언론노조 위원장·강문대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연윤정 매일노동뉴스 편집부국장(사내위원)이 참석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대변인) 대신 이지현 한국노총 홍보국장이 함께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가 의견을 청취했다.

독자편집위는 이날 매일노동뉴스 2015년 10월 21일부터 2016년 1월 18일까지 발간된 신문 중에서 △노동 5법·2대 지침 논란 △민중총궐기와 노동탄압·인권침해 논란 △송년호·신년호를 모니터링했다.

“노동 5법·2대 지침 심층보도 아쉽다”

김동원 : 2016년 첫 독자편집위다. 재작년 11월 독자편집위가 출범했다. 그때는 우리 이야기가 얼마나 반영될지 궁금했는데 실제 우리 의견을 많이 반영하더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니 우리도 책임감과 부담감이 강해지는 것 같다. 우리는 언론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으니 참고하는 정도로 생각해 달라. 올해도 독자편집위가 잘 기능해서 매일노동뉴스가 사랑받는 매체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지난 5차 회의 이후 변화된 상황에 대해 보고하겠다. 당시 수은 집단중독 단독보도가 빛났지만 사회여론 형성에서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뒤에도 후속보도를 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 수은취급 사업장 특별감독·남영전구 피해자 전원 의료비 지원·환경부-환경운동연합 남영전구 대표이사 고발·환경부-광주시 수은유출 합동조사·수은중독 노동자 4명 산재인정·환경부 수은중독 종합대책 발표를 이끌어 냈다.

김동원 : 오늘 안건이 3개다. 우선 노동 5법·2대 지침 논란과 민중총궐기와 노동탄압·인권침해 논란을 먼저 다루고, 송년호·신년호 평가를 뒤에 하자. 의견 나눠 달라.

김동욱 기획홍보본부장 : 노동 5법과 2대 지침과 관련해서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사가 나갔다. 노동 5법에 대해서는 매일노동뉴스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많은 기사를 쏟아 냈다. 그러나 기사의 빈도나 양에서는 매일노동뉴스가 가장 많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노동 5법은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 뒤 국회로 공이 넘어갔는데 상대적으로 국회 소식이 적었다. 환경노동위원회 양당 간사나 양당 지도부 등 국회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가 잘 안 보였다. 한국노총 역시 내부에서 목소리가 달랐다. 경제단체도 두 번 입장을 발표했다. 매일노동뉴스의 특장점을 살려 그 안의 목소리들에 대해 심층보도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일반 언론에서 보기 힘든 기사들이 나와 줬으면 한다.

쉬운 해고 논란을 비롯한 노동 5법과 2대 지침 기사를 보면 기업에 편향적이란 식으로 비쳐진다. 답답하다. 기업들에 물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노동개혁이라고 해서 5법이나 지침이 기업에 득이 되느냐, 사실 그렇지도 않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도 실렸으면 한다. 민중총궐기 관련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담담한 톤으로 잘 정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윤자영 연구위원 : 노동 5법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지 않은 것 같다. 저는 다른 전문가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기는 했지만 기사에서는 그 안에서 어떤 것이 구체적 쟁점이 됐는지 소개가 없었다. 또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 기조에서 왜 갑자기 비정규직 확대로 돌아섰는지 배경이 궁금하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취임과 맞물려 특정 개인 몇몇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다. 전반적인 큰 흐름에서 노동개혁 특징적 이슈뿐만 아니라 그런 맥락을 짚어 줬으면 한다.

민중총궐기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탄압을 주로 담았다. 소요죄 등이 언급되다 보니 시위방식에 대해 과도하게 조명이 된 측면이 있다. 반면 시위에 참여한 주체들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다.

강문대 변호사 : 노동 5법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크게 놓친 점은 없다. 매일노동뉴스가 전문지이다 보니 일반 언론이 잘 다루지 못하는 배경을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통상 2대 지침이라고 표현하지만 하나는 가이드북이고 하나는 지침이다. 차이가 있다.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상 처벌규정이 있고 기존 지침도 있으니 행정상 지침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해고와 관련해서는 근기법상 노동부가 관여할 근거규정이 없다. 그래서 지침이 아닌 가이드북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이름이 왜 다른지를 다루면 노동자들이 이해하기 좋을 것이다. 일반해고라는 말도 언론이 아니라 정부가 썼던 용어다. 그런데 최근 통상해고라는 기존 학술상 인정되는 개념으로 다시 돌아갔다. 새로운 해고 형태를 만든다는 부담과 비판에다 쉬운 해고라는 개념까지 만들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일반해고는 어디 갔나, 이런 식의 용어가 달라지는 부분에 주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노동 5법 중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출퇴근재해에 대해 접근해 보면 달리 논의할 틀이 있는데 그런 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전체적인 대립 구도에 대한 보도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법안 내용은 계속 소개했으면 한다. 매일노동뉴스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을 따로 떼어내 의제를 선점하고 여론을 선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정기훈 기자

“민중총궐기 노동탄압 부각, 이슈는 실종”

이지현 홍보국장 : 일반 언론에서는 노동계 입장이 잘 실리지 않고 또 다르게 보도된다. 매일노동뉴스 같은 진보매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매일노동뉴스가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합의를 한 뒤 유탄을 많이 맞았다. 그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합의한 것과 합의하지 않은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된 5법 중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개정안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한국노총이 합의한 적이 없는데도 합의한 것처럼 전해졌다. 그런 것을 구분하는 보도가 부각되지 않은 것 같다.

임금피크제의 경우는 신규채용을 전제로 동의한 것이다. 하지만 임금피크제가 신규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거의 모니터링되지 않고 있다. 후속작업에 대한 문제 제기는 우리만 하고 있다. 여론 환기를 위해 그런 문제를 매일노동뉴스가 다뤘으면 한다.

이강택 전 위원장 : 노동 5법에 관해서는 정리된 입장이 보이는 것 같다. 괜찮은 기사들이 눈에 띈다.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기간제법 개정안을 포기하고 파견법 개정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실질적 의미를 잘 짚었다. 다른 매체들은 상대적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매일노동뉴스는 주력 분야에서 끝없이 논점을 잘 짚어 주고 있다. 또 하나, 저성과자가 누구 책임인가라는 기사도 상당히 좋았다. 일정한 프레임에 갇혀 통념으로 굳어져 가던 것을, 근본적인 의제로 짚어 낸 것은 상당히 중요했다. 어찌 보면 논의 지형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꾸고 재편하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예각화된 이런 보도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반면에 약간 아쉬운 점은, 노동에 국한해서 다루다 보니 의도와는 달리 독자들의 시야를 거기에 가두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노동 5법과 2대 지침을 둘러싸고 여당은 직권상정을 언급하며 여러 개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법안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가 돼야 한다. 그런 점이 지면에서 제외돼 있다. 그것이 독자들의 시야를 좁게 만들고 더 나아가 사회적 연대의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본다.

김동원 : 전체적으로 상세한 추적·분석보도가 이뤄져 참고가 많이 됐다. 제 눈에 띄는 것은 세 가지다. 이런 새로운 것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측면에서다.

먼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의 설문조사 결과 97%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에 반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굉장히 주목해야 할 보도다. 그간 일부 학자와 정책입안자는 2년에서 4년으로의 기간연장을 비정규직 대부분이 원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상적으로는 정규직화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정규직이라도 원한다고 했다. 그런데 97%가 반대한다는 결과는 이런 논란을 한 방에 잠재울 수 있다. 이런 것은 비중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기획보도를 했으면 한다.

제가 만나 본 개별 기업 관계자들은 대부분 노동 5법과 2대 지침이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정부는 꼭 필요하다고 한다. 기업의 반응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추적해 보거나 설문조사를 하면 어떨까. 기업은 무조건 찬성하고 노동계는 반대한다는 프레임만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만 55세가 돼서 은행을 그만둔 대학동기를 만났다. 실제 55세가 정년이더라. 금융산업에서는 60세 정년이 잘 안 지켜진다.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임금피크제를 한다는 기본 가정이 안 맞는 것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청년구직자 10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입사원서에 사진 요구하지 말고 가족사항 물어보지 말며 떨어진 이유를 알려 달라는 정도로 소박했다. 매일노동뉴스가 그런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송년호와 신년호 지면 배분 균형 필요”

김동원 : 다음은 송년호와 신년호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 달라.

김동욱 : 송년호와 신년호는 구조화가 돼 있는 것 같다. 노사정·전문가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10대 노동뉴스를 선정하고 새해 주목할 이슈를 다루는 것은 좋다. 다만 신년호에서 4월 총선에서 노동계가 어느 정도 진출하는지 언급하고 후속적인 보도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매일노동뉴스 특성을 살려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 사업방향이나 총선 출마 예상자들을 다뤘으면 한다.

윤자영 : 송년호에서 1년 동안의 주요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줘서 복습하는 느낌으로 재밌게 읽었다. 한 가지, 간병노동자에 대한 집중분석에서 정확하게 기술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상자기사에서 "정부는 간병인을 포함한 비공식 가사노동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가사서비스 이용 및 가사종사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고 약속했다"는 대목이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것은 가사도우미에 한정해서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노동부가 제출한 법안에는 간병인이 포함돼 있지 않다. 명확하게 보도해 줄 필요가 있다.

강문대 : 송년호에서 ‘판례로 본 2015년’이 있더라. 여기에 더해 통계로 본 2015년, 인물로 본 2015년 등은 어떨까. 인물의 경우 ‘올해의 인물’보다는 노동부 실·국장이나 양대 노총 본부장·실장 인사이동을 풍부하게 다뤘으면 어땠을까.

신년호에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16년 노사관계 전망을 썼다. 매일노동뉴스가 노사정 전망을 모아 다양한 시각을 보여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16년 이슈에서 안전문제가 빠져 있었다. 세월호 참사 뒤 간신히 주목받았는데 다시 안전문제가 슬금슬금 뒤로 밀리고 있다.

그리고 법률가 글이 너무 많다. 변호사와 공인노무사 기고가 상당히 많다. 제가 볼 때는 좀 과하지 않나 싶다. 게다가 노동판례가 통째로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줄이든지, 아니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동현장이나 경영계 목소리를 보충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노동판례를 통째로 내고 있는데, 균형적 측면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주목되는 통계를 통째로 다뤄 볼 용의는 없는가. 판례도 통째로 넣고 평석을 붙이는데 통계도 가능할 것 같다.

이지현 : 2016년 노사관계 전망을 1명에게만 받은 게 아쉬웠다. 한국노총 경우도 전체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초청해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 식으로 필자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강택 : 송년호와 신년호 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송년호는 굉장히 다채롭고 정리가 잘돼 있다. 힘이 잘 실렸다는 느낌이다. 문화면도 다채롭게 기획기사도 좋았다. 박시백 화백 와이드인터뷰는 질문도 좋고 내용도 좋았다. 제대로 읽어보고 질문했다는 느낌이 온다. 만화가가 훨씬 대중성 있고 접근하기 쉬운 점을 고려해서 잘 선정했다. 연말에 다룬 간병노동자 기획기사는 고발성이 있으면서 따뜻했다. 반면 신년호는 1년에 딱 한 번 만든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빈약했다. 노사관계 전망은 차라리 좌담회를 했으면 어땠을까. 또한 매일노동뉴스의 신년메시지가 빠졌다. 문화면도 송년호와 신년호에 나눠 배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송년호와 신년호를 동시에 기획한다면 배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김동원 : 노사관계 전망의 경우 복수의 인물에게 기고를 받는 것도 좋고 좌담회도 좋은 방법인 같다. 그렇게 뭔가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게 좋겠다.

제가 요새 궁금한 것이 로봇이다. 로봇이 인력을 얼마나 대체할까. 일본에서는 호텔과 식당에서 로봇이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산업발달이나 인력대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매일노동뉴스가 다뤄 보면 어떨까.

문화면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급했는데 최근에 획기적으로 눈에 띄는 게 노동과 관련한 문화현상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웹툰과 드라마, 영화, 광고까지. 과거에 없던 현상이다. 지금 문화면은 <축구와 노동> 이외에는 노동과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노동과 관련한 그림이나 영화, 사진에 대해서도 다뤘으면 한다.

연윤정 : 5차 회의가 열린 지난해 10월20일 이후 독자고충 처리사항을 보고하겠다. <바로잡습니다> 9건과 <알립니다> 4건이 있었다.

김동원 : 모두 수고하셨다. 4월19일 열리는 7차 회의에서 만나자.

정리=연윤정 기자·윤성희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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