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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전임자 불인정과 부당노동행위장영석 공인노무사(언론노조 법규국장)
▲ 장영석 공인노무사(언론노조 법규국장)

단체협약이 해지된 이후에는 사용자 동의로 노조 전임자 활동이 가능하다는 단체협약을 가진 A회사(복수노조 존재)가 B노조의 전임자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노조 전임자는 노조업무만을 하는 조합원이다. 전임자가 되려면 사용자의 동의나 단체협약에 그에 관한 규정을 정함이 있어야 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제1항). 그런데 전임자의 노조업무는,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업무로 볼 수 있다(대법원 98.12.8 선고 98두14006 판결 등. 따라서 그의 전임활동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 노조는 회사의 인사총무부서에서 해야 할 업무의 상당수를 대신한다. 회사에 대한 조합원의 개별적 이해와 요구를 정리해 규정이나 제도로 만드는 등 갈등해결과 노동조건에 대한 집단적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업무 특성 때문에 때로는 사용자와 대립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그 업무 자체의 특성 때문이지 그렇다고 회사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 업무를 위해 노조가 전임자를 요구하면 위와 같은 밀접 관련성이 부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는 그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봐야 하고, 당연히 유급전임자여야 한다(물론 회사의 규모, 조합원수, 노조업무의 정도와 내용 등을 고려해 일부유급 전임자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노조 전임자는, 외형상 법·규정처럼 사용자의 동의나 단체협약에 따라 활동하게 된다. 그런데 그 동의가 철회되거나 단체협약이 효력을 잃게 되면 전임자는 무조건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는 노조의 전임자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주장은 제쳐 두고라도, 사용자의 동의 또는 단체협약 근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회사 업무와 밀접 관련성이 있는 노조 업무의 계속성, 그에 따른 전임자 유지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반면 사용자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나 전임자 불인정의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결국 사용자의 단결권 침해 의사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고, 노동위원회는 전임자를 인정하라는 구제명령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와 같은 구제명령제도를 둔 일본의 경우 전임자와 같은 편의제공의 하나인 조합사무실의 제공 및 게시판의 설치(넓이·개수·형상, 이용의 조건 등) 같은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합리적인 약정을 하라는 구제명령을 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A회사에 대입해 보면 최근 사용자의 동의기간 만료를 이유로 노조 전임자에게 업무복귀를 명령하고, 전임자를 불인정할 의사는 없다면서도 계속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노조 힘 빼기 목적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즉 단체협약으로 정할 사항이라는 주장 외에 노조 요구 거부를 합리화할 만한 긴급하거나 불가피한 회사 사정은 발견하기 어려운 점, 다른 노조는 전임자 요구 자체가 없어 노조 사이에 갈등도 없는 점, 노조 업무의 필요성은 여전하고 특히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데도 무급 전임자마저 인정하지 않는 점, 전임자 없는 노조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노조는 전임자와 관련해 상당한 양보안을 제시하기도 한 점, 전임자는 단체교섭과 노조 업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사항으로 다른 교섭사항과 대가(교환) 관계에 있는 사항으로 취급돼서는 안 되는 점, 그래서 그동안 단체협약 해지 이후에도 B노조 전임자는 계속 인정돼 왔던 점, 수년 전 파업 이후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 등을 더해 보면 사용자의 전임자 불인정은 지배개입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노동위가 사용자에게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고시 내용, 노조 양보안을 고려해 전임자(유급·무급 포함)수, 조건 등에 관한 사항을 약정하라는 구제명령을 내리길 기대한다.

장영석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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