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격한 불법 투쟁만 일삼는 민주노총이 없었으면 대한민국은 벌써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노동개혁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 100명의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 중 30명은 김 대표의 이 발언을 올해 최악의 발언으로 선정했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확신에서 나온 듯하다. 9월2일 교섭단체연설을 마치고 나서 기자들을 만나서는 이렇게도 말했다. “불법파업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노조가)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 공권력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대에서 10년을 고생하고 있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3만불을 넘었을 것이다."

다음날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해 건실한 회사를 문 닫게 한 사례가 많다"며 콜트·콜텍을 사례로 들어 역풍을 맞았다. 최근에는 흑인 유학생에게 “얼굴이 연탄색 같네”라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잇단 망언으로 김 대표는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고 있다.

최악의 발언 2·3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꼽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강행 필요성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역사교과서를 반대하는 국민을 비정상으로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13명이 올해 최악의 발언으로 꼽았다. 3위에는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게 해야 한다. IS(이슬람국가)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11월24일 국무회의)라는 발언(10명)이 선정됐다. 교과서 국정화와 시위대를 IS에 비유한 이 발언에 뉴욕타임스는 사설로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 “세월호 인양하지 맙시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4월2일 트위터), “미국에선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경찰이 그대로 패 버린다”(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11월16일 초재선모임 간담회),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 보라. 다 중동 갔다고”(박근혜 대통령, 3월19일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의 발언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영계 인사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했던 “노동자와 민중이 분노하면 이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자”는 말이나,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이달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비난한 발언을 최악의 발언으로 꼽기도 했다. 당시 이 최고위원은 “출산을 시키기 위해 노동개혁을 한다고 하니까 속된 표현으로 동물이 웃을 얘기다”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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