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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타령
   
 

바람 매섭다. 뜨끈한 아랫목 이불 속 그리운 철, 잔뜩 껴입고 거리 나선 이들이 많다. 날숨마다 구호마다 안경알이 뿌옇다. 장갑 낀 손으로 대충 닦고 만다. 이 정부 무슨 타령에 뿔난 사람들이다. 개혁 타령이 1절이다. 바람이 분다. 해고 바람이 분다. 노동 개혁에 쉬운 해고 칼바람 분다. 재벌 좋네. 아 좋네. 꿀맛이여. 에헤라. 재벌 청원이구나. 거기 반대해 거리 나선 시민들은 무자비한 폭도로 거듭났다. 2절 불법 타령이 이어진다. 경찰이 왔네. 다 잡아가네. 교통 방해로 어허얼싸 쇠고랑 찬다. 압수수색. 아 좋네. 긴 밤이여. 에라이 공안 탄압이구나. 세월호는 선장 탓, 철없는 아이들 탓이라는 남 탓 정권은 경제 위기도 진작에 노조 탓으로 돌렸다. 국가위기 사태란다.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훈시한다. 유체이타령 혹은 남 타령이 3절이다. 공은 내 탓. 과는 네 탓. 국가 위기는 강성노조 정치권 쌈 탓. 얼싸 좋네. 아몰랑 총선이네. 에헤라. 선거 왕이로구나. 끝날 것 같지 않은 또 무슨 타령 장단 맞춰 얼씨구나 춤춰야 살아남는다는 소문만이 모락모락 무성하다. 돌격 앞으로 진군한다. 총파업 집회하던 여의도 국회 앞 노상 마차에 군밤이 수북하다. 그 자리 칼바람이 드셌다. 잠시 물음표와 닮았던 연기가 그 바람에 곧 형체없이 흩어졌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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