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철도투본쪽 김재길 후보가 당선된 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각각 축하성명을 발표하면서 김재길 신임집행부에 대한 미묘한 입장차이를 내비쳐 관심을 끌었다.

우선 철도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은 성명서에서 '조합원 참여확대'와 '노조의 투명한 운영'이라는 직선제 본연의 의미를 살려줄 것을 기대했다. 한국노총은 "사소한 정견의 차이를 뛰어넘어 철도민영화 저지투쟁에 동참하자"며 "절대적 지지와 지원, 연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김후보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걸어 "선거기간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집행부 내에서는 김재길 후보의 당선으로 철도노조가 민주노총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일부는 "민영화 저지투쟁을 앞두고 상급단체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는 것을 근거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한 김재길 신임위원장(36세)에게 한국노총 사상 가장 젊은 연맹위원장으로서, 한국노총내에서 '개혁적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에서 민영화 저지투쟁에 적극 연대투쟁해나갈 것을 강조하며, 정부와 사용자들은 철도노조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민주집행부를 구성한 것은 민주노조의 출발점"이라며 "예상되는 철도청과 정부기관의 역습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1일 저녁 철도노조 사무실 앞마당에서 벌어진 당선 축하 뒷풀이에는 민주노총 공공연맹 집행부들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상급단체 변경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게 아니라, 내용적으로 민주노조를 완성해 나가는데 있어 민주노총은 적극 연대할 것"이라고 밝혀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 문제에 있어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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