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어려운 시기에만 (조합원들로부터) 선택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노정관계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혼란한 정국 아닌가.”

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당선자의 말이다. 그는 29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긴장도 되고,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 현대차지부 임원선거가 박빙으로 치러졌다. 당선소감을 밝혀 달라.

“선거운동 초반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현장조직 내부 문제도 있었고, 과거 현대차노조 위원장 시절 발생했던 선물 납품비리 의혹과 관련한 마타도어도 많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부장에 입후보한 3명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판단이 뚜렷해진 것 같다.”

- 함께 출마한 나머지 후보와 비교해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홍성봉 후보는 현 이경훈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를 받는 입장이었다.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표심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하부영 후보는 노동정책 전문가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부장이나 위원장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반면 나는 기존 집행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지부가 또 패소했다. 법정투쟁으로 통상임금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의 요구는 기존 상여금 제도를 유지하고, 상여금 지급비율을 750%에서 800%로 늘리라는 것이다. 또 초과근로수당 산정기준이 되는 통상시급을 정할 때 늘어난 정기상여금을 반영하라는 내용이다. 기존 집행부처럼 정기상여금을 없애고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은 조합원들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져 봐야 한다.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는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방안을 회사에 요구할 것이다.”

- 현대차그룹이 전체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현대차는 지금도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는 추가 정년연장 없이 임금만 깎는 임금피크제를 주장하고 있다. 지부는 이런 방식에 반대한다. 다만 정년연장과 연동되는 방안이라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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