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존에 경제활동을 결합한 녹색일자리가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괜찮은 일자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승문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연구원이 25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한국 녹색일자리의 실태 심층조사 연구발표' 토론회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이날 토론회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주최했다. 권 연구원은 이날 △재생가능에너지 △농업·먹거리 △건물·에너지효율 △교통·수송 △친환경서비스 등 5개 분야에서 일하는 녹색일자리 종사자 16명의 직업환경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직업별 서비스·노동과정 환경성을 감안한 ‘녹색 평가지표’와 소득·복지·고용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의 질 평가지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표는 각 항목을 매우 낮음(-2)과 매우 높음(2)을 매기는 방식으로 산정됐다.

농업·먹거리 분야에서는 택배원·곡식작물 재배원·총무 및 인사관리자 등 3명이 면접에 참여했다. 권 활동가에 따르면 농업·먹거리 분야 녹색 평가지표의 경우 생산·서비스 환경성과 노동자 녹색인식 정도, 기업의 녹색산업 전략 부문에서 모두 높은 평가(1.7)를 받았다.

하지만 일자리 질과 관련해서는 교육훈련(1.3)과 일자리의 안전성과 윤리성(0.7)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노동시간과 노동의 균형성 부문에서 낮은 평가(-1.3)를 받았다.

자동차 조립원·정비원과 자전거 정비원을 면접해 얻은 교통수송 분야 녹색평가 지표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생산물·서비스 환경성(1.7)과 산업부문 성격(1.0), 기업의 녹색산업 전략도(0.7)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일자리 질을 살펴봤더니 일자리 안정성과 고용보장(1.0)은 높은 반면 수입과 복지혜택과 노조활동, 기술개발과 교육훈련은 모두 -0.7 이하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권 연구원은 “16개 일자리 중 15개의 항목별 녹색 평가지표 평균이 0을 웃돈다”며 “그럼에도 평가지표가 1을 상회하지 않은 만큼 환경적 기여도가 분명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6개 중 9개의 일자리가 평가지표 0을 상회한다”며 “중윗값을 기록한 1곳을 포함한 7개의 일자리가 좋지 않은 일자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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