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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가이 포크스 가면이다. 가톨릭 탄압에 저항해 1605년 11월 영국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폭파하려던 '화약음모사건'의 주인공이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로 널리 알려졌다. 국제해킹그룹 어나니머스의 얼굴로도 쓰인다. 월가 시위 등을 거치며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2015년 11월 노동개악과 국정교과서 저지, 밥쌀 수입 반대 등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 거리에 나선 사람들 머리로 물대포가 날아들었다. 최루액이 그곳 아스팔트 위로 강물처럼 흘렀다. 끝내 사람을 잡았다. 누군가의 귀한 아비는 사경을 헤맨다. 남의 집 귀한 아들 걱정 많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 세계가 복면 뒤에 숨은 IS 척결에 나선 것처럼 우리도 복면 뒤에 숨은 불법 폭력 시위대 척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폭도로 규정했다. 복면금지법안을 만지작거린다. 총을 쏴 죽이라고도 누군가 입 놀려 거든다. 지난 14일 어나니머스는 파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같은날 높다란 차벽 뒤 대한민국 정부와 여당은 엄중한 표정으로 거리 나선 10만의 국민을 적으로 삼았다. 전쟁을 선포했다. 가히 철면피 가면이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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