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행사로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 중이던 지난 14일 오후 세종대로 사거리 뒤쪽은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당시와 같은 거대한 아고라로 돌아갔다. 시민들은 청계광장까지 이어진 도로 곳곳에서 사회 문제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이거나 길거리 강연회를 열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를 알리고 이에 동참하는 서명을 받았다. 정부의 설악산 국립공원계획 변경결정 고시처분취소 소송에 참여할 원고도 모집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허황된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평화통일시민행동은 "남북경제협력을 막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슨 통일 준비를 할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북한을 무찔러야 할 주적으로 규정해 화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들은 "인구가 많은 곳의 투표자는 적은 곳의 투표자보다 표의 가치가 적게 되고, 1등만 당선되는 제도로 인해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 표는 모두 사표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비례대표제를 대폭 확대해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이 비례하지 않는 문제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이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 박지호(17)군은 물대포를 맞은 비옷을 입고 "거짓 교과서 안 돼"라고 적힌 피켓을 광장 한쪽에서 들었다. 박군은 "평화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모습이 5·18 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학생들과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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