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철도투본 김재길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은 정부·철도청과 협조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온 철도노조 54년의 역사가 바뀐다는 의미를 갖는 동시에 한국 노동운동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철도투본의 승리는 또한 지난 89년 전기협의 결성 이후 10여년에 걸친 민주노조 운동속에서 수많은 조합원들이 해고, 전출, 조직징계를 겪으면서도 이어온 민주노조운동의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김재길 선본쪽은 당초 이번 선거가 철도산업이 민영화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실시되는 선거라고 판단,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의 출발점으로 이번 거에 임했다. 김재길 선본쪽은 향후 첫 집행부를 구성하며 첫 번째 고려대상은 '민영화 저지 투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본부 문제, 상급단체 변경 문제 등 남은 과제들의 해결방법을 결정한다는 방침으로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김재길 후보가 그동안 노조민주화를 계속 제기해온 민주철도투본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조직내개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노조 내부에서도 개혁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김재길 후보의 당선의 또다른 의미는 김재길 후보의 병력과 관련한 비방문건과 철도청 관계자들의 선거개입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정도로 조합원의 의식이 성숙했다는 것이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거주지에서 먼 곳으로 전출을 당해왔던 보복인사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투표결과를 살펴보면 예상했던 직종별, 지역별 표차이가 크지 않아 우려했던 선거후유증은 조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길 후보는 기관사지부과 차량지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대부분 지역과 직종에서도 고른 득표율을 보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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