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완성차업체의 부품수직계열화는 자동차산업 전반의 노사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기생산(JIT, just in time)과 직서열생산방식(JIS, just in sequence)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완성차업체가 부품을 제때 공급받기 위해서는 협력업체 생산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이 3일 발표한 이슈페이퍼 ‘자동차부품사 납품체계와 조직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금속노조 조합원 14만6천여명 가운데 완성차업체(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르노·타타·대우버스) 조합원은 9만2천여명이다. 자동차 부품사 소속 조합원은 2만4천여명이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79.2%가 자동차업종에 속해 있다. 그 결과 임금·단체협상은 물론이고 근무형태변경(주간연속 2교대제)과 임금체계·통상임금·정년연장 등 금속노조의 굵직한 이슈들이 특정 완성차업체의 경영전략과 노사관계에 좌우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이 전국 1천47개 자동차 부품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품사 공장이 가장 많이 소재한 지역은 경기·충남·경남·부산양산 순으로 나타났다. 노조 조직률은 25.2%(법인 기준) 수준으로 파악됐다.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을 상급단체별로 나눠 보면 금속노련 소속 부품사가 120곳, 금속노조 소속 부품사가 102곳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업체의 고용규모(직접고용 인원)는 1천인 이상 대기업이 3.4%에 불과하다. 300인 미만 중소형기업이 80.5%나 됐다.

현대차 직납 부품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주·울산, 기아차 직납비율이 높은 지역은 광주전남, 한국지엠 직납비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으로 조사됐다.

노동연구원은 “금속노조가 특정 완성차업체 영향력을 줄이고 산업적 개입력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는 부품사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완성차업체의 가치사슬에 속해 있는 부품사들의 조직률을 높임으로써 특정 완성차업체의 영향력을 상쇄시키는 조직역학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