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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 “경북대병원, 노동자를 의료기기 취급하고 있다”

“개탄스럽습니다.”

경북대병원 상황을 물었더니 이정현(55·사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이 단박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본부장은 경북대병원분회장도 맡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지난해 제3병원 건립 문제에 이어 올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구조조정으로 다시 반목하고 있다.

병원측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노조를 제치고 개별동의를 받았다. 간호조무사 근무형태 변경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차관리를 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계약해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조병채 원장이 노동자들을 돈벌이에 필요한 의료기기로 취급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29일 경북대병원분회 사무실에서 이 본부장을 만났다.

- 경북대병원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경북대병원은 비상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인건비·경비 절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외주용역 단가를 줄이면서 주차관리원 26명을 해고하고 간호조무사들의 근무형태 변경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지난해부터 경북 칠곡에 제2병원과 제3병원을 건립해 덩치만 키우더니 결국 이 사달이 났다. 정부가 지원한 30% 외에 나머지 70%를 자체적으로 충당하려니 돈벌이에 혈안이 돼 직원들의 인건비를 삭감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날치기하고 노조간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채증하고 감시한다.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노동조건을 개악하고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 노조는 저항권마저 짓밟히고 있다.”

- 간호조무사 근무형태를 어떤 식으로 변경하려 하나.

“경북대병원은 3교대를 하고 있다. 야간근무자들은 오전 8시에 퇴근하면 그날 오후 10시에 다시 출근한다. 하루 종일 침대에서 자다 다시 출근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병원은 10년 동안 입원환자를 한없이 늘리면서도 인력은 정부 지침에 따라 동결했다. 그래서 간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쟁하듯이 일한다. 휴가 쓰는 것도 어렵다. 병원측은 이런 문제를 간호조무사 근무형태를 변경해 이송업무 전담반(이송반)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전국 빅5 병원들도 이송반을 운영하기는 한다. 모노레일 공기수송관(기송관) 같은 첨단설비로 검체와 약을 이송하고, 사람은 환자만 이송한다.

그러나 경북대병원은 첨단장비 설치가 불가능하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이송업무를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흔한 공청회는커녕 시뮬레이션 한 번 하지 않았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수술이나 응급환자를 걸고 시험할 일이 절대 아니다. 야만적인 발상이다.”

-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문제로 갈등을 겪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었나.

“임금피크제로 청년일자리를 만든다는 얘기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경북대병원이 앞으로 5년 동안 정년퇴직자 임금을 깎아도 청년일자리는 35개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임금피크제는 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 조합원 임금 28%가 삭감된다. 당연히 노조와 단체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데 병원은 불법을 동원해 강제로 직원서명을 받고 있다. 개별동의서에 연서명하라고 강요하고 관리자가 감시하는 가운데 의견청취를 한다며 서명을 받는다. 무법천지다. 정부권력 눈치만 보는 관료행정의 전형이다.”

- 얼마 전 주차관리 비정규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매일 정문과 후문 그리고 로비와 병원장실 앞에서 부당해고로 쫓겨난 억울함을 호소하는 투쟁을 1개월째 이어 가고 있다. 주차관리를 담당하는 용역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노동자 26명이 지난달 1일 한꺼번에 해고됐다. 경북대병원이 노조 결성을 이유로 고의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정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기존 노동자들을 우선 재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역업체는 계약할 때 정부 지침을 지키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호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용역업체와 맺은 계약도 해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병원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직전 용역업체 사장은 5년간 퇴직금 2억4천만원과 체불임금 9천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도주했다. 체불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처럼 은행 자동이체 확인서까지 위조해서 병원을 기망했다고 한다. 병원 내에서 가장 약자인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벌어진 상식 이하 일들은 우연이 아니다. 병원과 용역업체는 갑질을 멈추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글·사진=정우달 기자

정우달  tkno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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