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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감시앱' 노동자 개인정보권리 위협김진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 김진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정보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여러 기기들이 개발되고,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우리는 각자의 손에 스마트폰이 한 대씩 올려져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돼 버린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하고 연락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반면 지나친 정보공개 가능성으로 언제든지 개인정보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 KT에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한 분이 상담을 요청했다. 해당 사업장에서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앱(애플리케이션)을 개인용도로 사용 중인 스마트폰 단말기에 설치할 것을 지시했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징계처분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 보고 싶다고 했다.

문제의 스마트폰 앱은 ‘무선품질 측정업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이었고, 설치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할 만한 공지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 해당 앱 설치 과정에서 무려 12차례의 정보유출 우려 공지가 발견됐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애플리케이션이 언제든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전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이 권한이 허가된 애플리케이션은 전화번호, 휴대폰 일련번호, 통화 실행 여부, 통화가 연결된 전화번호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휴대폰이 잠자기 모드로 전환하지 않게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내 디바이스에 저장된 모든 연락처(주소) 데이터를 읽을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이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다른 사람에게 전송할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친구나 동료의 일정을 포함하여 디바이스에 저장된 달력의 모든 일정을 읽을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기밀이나 중요한 정보를 포함한 달력의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저장할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내장 메모리에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디바이스에 저장된 콘텐츠를 읽을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버튼 잠금과 보안 기능을 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예를 들어 전화가 수신되면 버튼 잠금을 자동으로 해제했다가 통화가 끝나면 버튼 잠금을 자동으로 실행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이용해 사용자 동의 없이 메시지를 발송하여 추가 요금을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최근 또는 현재 진행 중인 작업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이용해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사용과 전화번호부, 통화내역, 달력 데이터, 문자메시지 전송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개인정보 항목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KT는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이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노동자들에게 하지 않았고, 해당 앱 설치 지시를 받은 노동자들은 본인들의 개인정보가 언제 어떻게 이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관계에 있는 노동자에게 위 ‘동의’ 규정은 허울뿐이며, 실질적 종속관계에 있는 노동자가 그 ‘동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KT의 앱 설치 지시를 거부한 노동자는 수개월간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대기상태로 있어야 했고, 결국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개인정보권리 침해 우려를 무릅쓰고 해당 앱을 설치해야만 했다. 또한 끝까지 설치를 거부한 단 한 명의 노동자는 이로 인해 정직 처분까지 받았다.

KT의 앱 설치 지시 사건 이후에도, 몇몇 사업장에서 스마트폰 단말기 앱설치와 개인정보 관련 문의가 있었다. 단언컨대 노동관계에서 스마트폰 포함 정보기기를 이용한 노동감시와 개인정보권리침해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에 대한 사용자의 올바른 관점과 노동자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 덧붙여 노동관계에서 개인정보 문제 발생시 개인정보 보호법을 노동관계 특수성에 맞춰 해석해야 하며, 개인정보 처리시 개별적 동의뿐만 아니라 집단적 동의 절차를 보장하는 등의 입법적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앱 설치 거부로 징계처분을 받은 KT 노동자에 대한 징계처분무효확인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서 ‘노동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고려돼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김진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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