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기본계획'과 관련해 대학생들이 "기업 수요에 따라 대학을 구조조정해 교육권을 빼앗는 사업"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대학교육연구모임 '대학고발자'는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기본계획'은 산업수요에 맞춰 자발적으로 구조개편을 한 대학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핵심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PRIME 사업)으로, 전체 예산 2천706억원 중 2천12억원이 투입된다. 진로·취업 중심 학과 개편과 정원조정을 이룬 대학, 창조경제나 신기술 관련 인재양성을 목표로 창업학과 같은 교육모델을 도입한 대학을 사업 대상자로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학사제도 개편과 구조개편에 따른 학과 간 통폐합 혹은 감축, 정원조정이 불가피하다.

대학생들은 "정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에 산업수요에 맞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재교육을 대학에 전가하고 연구기능을 상실시켜 인문학과 돈 없는 대학 죽이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우령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6년간 전국 대학에서 총 1천320개의 학과가 사라지거나 통폐합됐고, 우리 학교에서도 최근 학생들의 반대에도 13개 학과가 통폐합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으로 배움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학교육정책 실패에 대한 정부 책임, 학생 의견수렴과 대학 인문역량 강화 대책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교육부에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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