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 유리 벽에 덕지덕지 노란색 테이프가 붙었다. 온갖 포스터가 한때 저기 붙어 제 역할을 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부욱 찢겨 나간 흔적이 유리창에 낙엽처럼 쌓였다. 어렵게 붙었지만 곧 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하는 신세가 매한가지라 사람들 여럿 모여 노란색과 빨간색 손팻말을 들었고, 목소리 높였다. 쉬운 해고와 노동개악에 반대했다. 길 따라 선 플라타너스에 아직은 푸른 잎 무성했지만, 가을 짧은 것을 사람들은 잘 안다. 찬바람 금방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