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국민은행이 변형근로시간제로 운영하는 특화점포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딨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마디에 은행권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15일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영업시간 다변화를 위해 애프터뱅크 등 12개의 특화점포를 운영 중"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특화점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지점, 서초구 우면동지점, 분당구 야탑역지점 같은 오피스 밀집지역과 주거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애프터뱅크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서울 중구 오장동지점과 안산시 원곡동지점, 경남 김해지점 등 외환송금센터 3곳은 주말에도 문을 열고 있다. 이 같은 변형근로시간제를 활용한 특화지점을 현행 12곳에서 더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특화지점 확대' 깃발을 먼저 든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 부총리 발언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13일 "고객이 편하다면 금융권도 바뀔 수 있다"며 "모든 지점의 영업시간을 다 조정할 필요는 없고 공단과 상가 등 일부 필요지역으로 확대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성낙조)는 "특화점포 확대는 노사합의 사항"이라며 "이제까지 (사측으로부터) 특화점포를 확대하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금융 노사 산별중앙교섭 교섭위원인 성낙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대표단교섭에서 윤종규 KB국민은행장에게 이와 관련해 항의했다. 그는 "경제부총리 한마디에 부화뇌동해 은행들이 경쟁이나 하듯 영업시간 변경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경환 부총리 발언 때문에 (특화점포) 확대를 검토한 게 아니라 그동안 고객수요를 따져 탄력적으로 조정해 왔다"며 "더군다나 노사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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